이 총리, 긴급 관계장관회의…“공직자, 긴장감 가지고 모든 사태 대비 / 질문 없을 정도로 설명”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9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과 관련해 “2015년의 경험에서 우리는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더 낫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9일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국무조정실 제공)
▲ 9일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국무조정실 제공)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 초기대응을 잘하고 있지만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선제적으로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미리미리 대처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국민들의 걱정이 많이 쌓여있는 시기인데 그런 터에 며칠 사이에 건축물 안전사고에 이어서 메르스까지 발생해 국민의 불안이 몹시 커져 있다”며 “더구나 추석을 앞두고 이러한 일이 생겨 국민들이 더욱 황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직자 여러분은 긴장감을 가지고 모든 사태에 대비하고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덜 걱정하도록 세심하게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관련, “38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결과 못지않게 그 과정 또한 많은 아픈 경험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다”며 “대응은 더뎌서 국민들의 분통을 야기했고 환자가 다녀갔거나 입원한 병원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불투명하게 관리해 국민들의 걱정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는 초동 대응을 제대로 하고 모든 일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해 피해자가 한 분도 나오지 않고 국민들이 걱정을 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초기대응”이라며 “오늘까지 사흘째인데 초기대응은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혹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더욱 더 세밀하게 점검하고 지금 격리된 22명과 그 가족들, 우리가 모르는 22분과 접촉했던 분들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꼭 알려주고 그래야만 본인도 다른 국민들도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총리는 “메르스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필요 이상이라 할 만큼의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억측과 과장된 걱정도 가질 수 있다”며 “모든 상황에 대비한 설명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언론은 늘 분량의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언론의 숙명적 한계”라며 “질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날마다 기자회견을 했으니 됐다, 그건 아니다”고 경고했다.

이 총리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저도 한 지역의 의사협회장과 공동대책위원장으로 현장에서 뛴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메르스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세계적인 평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메르스 환자가 3년여 만에 국내에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61살 남성이 지난 8일 오후 4시쯤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귀국한지 만 하루 만에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이 환자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에 출장을 갔다가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귀국했으며, 쿠웨이트에 있던 8월 28일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설사 증상을 보여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치료차 내원했으며, 정부는 이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을 비롯한 밀접접촉자 20명을 격리 조치하는 등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 빛가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