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조사 완료되면 지정 추진키로, 보존관리 활용계획 수립도

전라남도는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가 임진왜란기 총통 등을 발굴한 진도 오류리 해역을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추진 및 보존관리 활용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진도 오류리 해역 수중문화재는 지난해 11월 고려청자를 도굴한 일당을 붙잡으며 그 존재가 드러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탐사를 시작해 고려청자 파편과 닻돌을 확인했고 지난 25일까지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임진왜란 때 사용한 총통 3점과 석제(石製) 포환을 인양했다.

3점의 총통은 모양과 크기(길이 58㎝․지름 3㎝)가 거의 같고 모두 ‘만력무자/사월일좌영/조소소승자/중삼근구/량/장윤□영(萬曆戊子/四月日左營/造小小勝字/重三斤九/兩/匠尹□永․만력 무자년 4월에 전라좌수영에서 만든 소소승자총통 무게는 세 근 아홉 냥임. 만든 사람은 장인 윤□영)’이라는 명문이 있다.

총통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명칭이다. 3점 모두 小(소)와 勝(승)자 사이에 각각 エ, ˝, マ가 새겨져 있다. ‘소소승자(小小勝字)’ 총통이라고 적은 것이다. 승자총통류는 조선 중기 개인화기로 승자(勝字), 차승자(次勝字), 별승자(別勝字), 소승자총통(小勝字銃筒)이 기록으로 전하고 유물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소소승자총통은 전하는 기록이 없는 최초의 사례다.

임진왜란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8.6cm, 무게 715g의 석환(石丸․돌로 만든 포환)도 나왔다. 진도 오류리 해역은 명량대첩이 일어났던 울돌목과 인접한 곳으로 앞으로 임진왜란과 우리나라 무기 발달사, 해전유적지인 전라우수영과 명량해로의 역사적 성격을 밝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순청자(純靑磁)와 상감청자(象嵌靑磁), 조질(粗質)청자도 기종별로 다양하게 발굴됐다. 향로나 붓꽂이 등 특수기형도 있으며 맑은 비색(翡色)을 띠고 규석을 받쳐 구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 강진에서 왕실이나 귀족층이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기린형 향로뚜껑이다. 국보 제65호인 청자 기린형뚜껑 향로(靑磁 麒麟有蓋 香爐)에 못지않은 최고급품이다. 기존 기린형뚜껑 향로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형태적 특징도 있어 매우 독창적이다. 또 오리형 향로뚜껑의 경우 오리 모양의 양감이 풍부하고 섬세한 문양을 지니고 있다.

문화재청은 수중발굴조사 해역을 중요문화재(사적)로 가지정해 보호하고 내년 5월 2차 수중발굴 조사를 할 예정이다. 진도 오류리 해역은 고려시대 주요 청자 운반항로였고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연관된 중요한 지역이다.

전남도는 문화재청, 진도군과 함께 현지 해역 관리를 강화하고 ‘진도 오류리 고려청자 및 임란유물 매장해역’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등 출토 유물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또는 보물) 지정 추진과 함께 보존관리 활용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이승옥 전남도 관광문화국장은 “임란 7주갑(周甲, 420년)이 되는 올해 세계해전사에 빛나는 명량대첩 현장에서 임란 유물이 출토된 것은 전남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있는 일”이라며 “발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문화재 지정, 보존관리계획 수립 등을 실시하고 ‘2013 명량대첩축제’ 시기(10월)에 출토유물 특별전도 문화재청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전남지역 수중문화재 지정 해역은 신안 증도면 방축리 해역일원의 ‘송․원대유물 매장해역(사적 제 274호)’, 무안 해제면 송석리 해역 일원의 ‘무안 도리포 고려청자 매장해역(사적 제395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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