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관장 송의정)은 2017년 3월 31일 상설전시실 2층에 <신안실>을 새로이 공개하였다. 이번 개실은 2016년 5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위해 소장품을 반환하며 <신안실>의 문을 닫은 후 10개월여 만의 재공개이다.

7일 국립광주박물관에 따르면, 신안실 공개는 국립광주박물관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신안 문화재를 재조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1975년 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신안 해저선의 존재가 발견되고, 이듬해인 1976년부터 본격적인 수중 발굴이 시작되면서 엄청난 양의 문화재를 건져 올리게 되었다. 이 신안 문화재를 보관, 연구, 전시하기 위하여 전남 지역에 박물관을 설치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로써 1978년 12월 국립광주박물관이 개관하게 되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개관 때부터 <신안해저문화재실>을 마련하여 신안선과 문화재를 국민들에게 알려 왔다. 1978년 개관 당시에는 신안선에서 발견된 중국 도자기 가운데 월주요, 경덕진요, 건요, 균요 등 대표적인 가마의 도자기 230여점을 선별하여 전시하였다.

1986년에는 1976년부터 1984년까지 9년동안 11차례에 걸쳐 조사된 신안해저유물의 특별전시를 개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신안해저유물실>은 도자기 중심에서 새로이 목기와 청동유물 등이 보완되어, 인양유물 중심의 전시에서 탈피하여 발굴 광경과 당시 사회상을 파악할 수 있는 전시 체계의 보완이 이루어졌다.
2006년에는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이 건립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신안실을 새로 설치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국립광주박물관의 <신안실>은 도자실로 이전하여 축소 전시하였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규모의 차이는 있었으나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신안 문화재에 대한 조사, 연구, 전시를 수행해 왔다. 이번 <신안실> 공개는 기존의 신안 문화재 상설 전시의 취지를 계승하면서도, 중세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신안 문화재를 바라봄으로써 폭넓은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전시는 ‘동아시아 문화와 신안 문화재’라는 대주제로 구성되었다. 14세기 한국 고려高麗, 중국 원元, 일본 가마쿠라鎌倉 사이에 이루어진 교류와 이들이 공유한 문화를 살펴보았다. 전시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며, 신안 문화재에서 드러나는 중세 동아시아의 공통된 키워드인 ‘원료 무역’, ‘차 문화’, ‘놀이 문화’, ‘도자기’, ‘불교 의식’에 대하여 조명하였다.

1부 ‘신안선의 원료 무역’에서는 신안선에 실린 많은 교역품 중에서도 재가공하여 상품화할 수 있었던 목재와 주석 덩어리, 동전 등의 원재료를 살펴보았다. 2부는 ‘동아시아의 차 문화와 신안 문화재’라는 주제로, 신안선에서 발견된 수많은 차도구가 보여주는 중세 동아시아의 차 문화 유행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3부 ‘놀이 문화’에서는 신안선 위에서 벌어졌던 장기, 바둑 등 놀이문화와 관련된 소장품과 함께, 상품으로 거래되었던 토제 인형과 상형도자를 전시하였다. 4부는 ‘신안선의 중국 도자기’라는 주제 아래, 신안선의 가장 주된 거래품이었던 도자기를 주요 생산 요지별로 구분하여 전시함으로써 14세기 중국에서 생산된 다양한 도자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전시의 마지막인 5부에서는 신안선 위에서 실제 불교 의식을 행하는 데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불교 의식구를 전시하였다. 안전한 항해를 위하여 종교의 힘을 빌어 기도하였던 선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신안실>의 공개를 통해 중세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공유한 문화의 흔적으로서 신안선과 신안 문화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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