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교육비 삭감, 의원 연수비는 원안 유지···‘내로남불 의회’ 지적

광주 서구의회 전경(사진=빛가람뉴스 DB)
광주 서구의회 전경(사진=빛가람뉴스 DB)

[빛가람뉴스=이종화 기자] 광주 서구의 2024년도 본예산이 의회 심의과정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삭감돼 논란이다.

이에 서구의 내년 살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28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맞춰 이달 초 각 부서의 업무추진비와 경상경비 등을 10%씩 삭감한 6751억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서구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이중 61개 사업의 예산 46억 원을 삭감한 것으로, 삭감된 예산은 전체의 0.68% 규모로 광주 5개 자치구 중 최고 수준이다.

광주 동구는 0.03%, 남구 0.08%, 북구 0.12%, 광산구 0.15%로 타 지자체에 비해 서구의 예산 삭감율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서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생사업이 올 스톱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대표적인 삭감 사례를 살펴보면 소상공인 지원 및 일자리 지원 사업 상당수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폐업 소상공인 다시서기 프로젝트(6000만원) ▲골목경제활성화를 위한 현장맞춤형컨설팅 (2000만원) ▲중장년 등 구직자 취업지원(1100만원) ▲대한민국 명장들과 함께하는 청년창업육성 MBA(3000만원) 등이다.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민선8기 역점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올해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장사의신 아카데미 운영’예산 1억 원이 3000만원으로 '7000만원'이 삭감됐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큰 호응 얻은 ‘마을합창단’ 운영지원 예산도 1억74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8400만원 삭감돼 반 토막 났다.

▲걷고 싶은 길 조성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소통테마길’ 조성 예산 5억2500만원 ▲정부 마을브랜딩 공모사업 연계 ‘피지컬발산쇼’ 예산 7000만원 ▲마을BI활성화지원 예산 5400만원 ▲‘세큰대 서구’ 등 주민학습권 보장확대를 위한 평생교육배달강좌 예산 2030만 원 등 모든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이뿐만 아니라 공무원 역량 강화 사업 추진도 불투명해졌다.

▲공직자 교육훈련프로그램 1억6250만원 ▲창의혁신프로그램운영 1억1470만원 ▲민원담당공무원 친절강화 워크숍 4000만 원 등도 전액 삭감됐다.

이렇다 보니 서구의회의 과도한 예산 삭감이 구정 발목잡기란 말까지 일각에서 제기된다.

동 중심의 생활정부 실현을 위한 마을BI활성화 사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장사의신 아카데미’ 운영, 직원 교육 및 워크숍, 연수 등 역량 강화를 통한 혁신행정 추진 등 민선8기 들어 눈에 띄는 변화들을 이끌어낸 사업 상당수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대규모 삭감함으로써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서구의회의 ‘내로남불’ 지적도 제기된다. 민생예산이 줄줄이 삭감된 반면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 교육, 연수 예산은 삭감 없이 그대로 통과돼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서구의회의 최고 수준의 의정활동비도 도마에 오른다. 서구의회 264만원, 동구 226만원, 남구 241만원, 북구 257만원, 광산구, 254만원으로 서구의회의 월정수당이 광주 5개구의회 중 가장 높다.

이번 서구의회의 과도한 칼질에 시민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구 주민 A씨는 “잘하고 있는 민생예산을 전액삭감하거나 반토막내는 것은 문제”라며 “이는 구정발목잡기란 비난을 받기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또 서구 주민 C씨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이번에 폐업 소상공인 지원이나 중장년 일자리 지원 사업 등이 전액 삭감됐다는데 의원들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구의 한 의원은 “집행부가 예산심의 당시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점도 있다”며 “의회가 집행부의 발목잡기가 아니라 예산과 관련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 했는데도 이행되지 않아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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