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1개가 소방차 10대입니다.”

필자는 소방공무원으로서 공공기관과 합동소방 훈련을 자주하곤 한다.  소방훈련을 마치면 별도로 화재예방교육을 실시하게 되는데 교육을 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여러분! 가정에는 119소방차 한 대 있으신가요? 라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가장 먼저 하는 이유인즉, 가정 마다 소화기 1개 정도는 반드시 구비되었으면 하는 소방관으로서 욕심 때문이다.

화재란 초기에는 작은 불씨로 시작되어 시간이 경과되면서 점차 커지기 때문에 최초 발견자가 소화기 1대로 초기진화가 가능하지만 소화기가 없다면 우왕좌왕 하다 결국 화재가 확대되게 되면 소방차 10대가 출동해도 진압하기 쉽지않다.

즉, 가정에 소화기 1대를 비치하는 것은 가정에 소방서를 두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겨울철 화재 등 안전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각 가정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현재 개정된 법에 따라 2017년 2월 4일까지 특정소방대상물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주택에도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주택 대부분에는 화재를 감지하고 위험을 알리는 시스템이 전혀 없는 실정으로 취약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화재가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진압과 대피다.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다. 초기 화재진압에 있어 소화기는 소방차 한대와 맞먹는 위력을 갖고 있으므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해두어야 하며,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설치해야한다.

특히, 소방서로부터 거리가 멀고, 협소한 골목길로 인해 초기대응이 어려운 만큼 주택 내 기초소방시설 설치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 사실을 소리로 알려줘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게 해주는 시설이다. 내부에 배터리 및 음향장치가 일체형으로 내장되어 있어 화재 등으로 발생한 연기를 감지하여 단독으로 경보를 발하며 별도의 전기배선이 필요 없으므로 천장에 나사못으로 쉽게 설치할 수 있다. 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천장에 부착하면 된다.

기초소방시설은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설치도 간편하다. 커피 몇잔의 가격으로 유사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 이야말로 확실하고 똑똑한 투자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보성소방서는 주택 기초소방시설 의무 설치를 방송 또는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홍보하며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보성소방서 홈페이지 및 소셜네트워크(SNS)에 홍보, 포스터 게시, 공공기관 전광판 표출을 통한 홍보, 각종 캠페인 및 대외활동 시 전단지 배포, 초·중·고등학교에 가정통신문 발송 등의 방법으로 주택 기초소방시설 설치 홍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음을 뜻하는‘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있다. 각 가정에서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함으로 화마(火魔)에 대한 근심 걱정 없이 항상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 되기를 바란다.
 

전남 보성소방서 보성119안전센터  소방장 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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