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11.26~11.30. 원고 이자순·최희순 할머니 등 참여

일제강점기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후지코시 군수회사로 강제동원된 피해 할머니들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원고 할머니들과 시민단체가 사죄와 조기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26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태평양전쟁희생자보상추진협의회’(공동대표 이희자),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26~11.30일 일정으로 도쿄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 일정에 함께하는 사람은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는 최희순(전주), 이자순(인천) 할머니를 비롯해, 김진영 ‘태평양전쟁희생자보상추진협의회’ 간사,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장수경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 집행위원장 등 10명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014년 10.30일 최희순, 이자순 할머니 등 피해자 17명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하라고 원고의 손을 들어 줬으나, ㈜후지코시의 항소로 현재 사건은 서울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를 비롯해 피해자(23명)와 유족들은 현재 후지코시를 상대로 3차에 걸쳐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본 토야마(富山)에 공장을 두구 있는 ㈜후지코시는 당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갓 졸업한 13세~15세 가량의 어린 소녀들을 “일본에 가면 좋은 학교에 보내준다”며 속여, 급여도 지급하지 않은 채 열악한 환경에서 중노동을 강요한바 있다. ㈜후지코시 회사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피해를 당한 소녀들이 1,090명, 노무자로 동원된 남성은 540명이다.

방문단은 일본 지원단체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 강제노동 호쿠리쿠연락회’ 등과 함께 11월27일 부터 29일까지 도쿄 후지코시 본사 앞 집회를 비롯해 일본 중의원회관 등지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자민당을 비롯해 각 정당에 조기 해결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진정서 (전문)

 

공명당, 공산당, 민주당, 사회민주당, 생활의당, 유신의 당, 자유민주당 국회의원 앞

 

저희들은 초등학교를 갖 졸업한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후지코시 토야마 공장에 끌려 간 여자근로정신대 한국인 피해자들입니다. 당시 식민지조선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없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회사는 ‘일본에 가면 공부도 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해서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도야마 공장에서 저희들은 강금 당한 채 형편없는 식사를 하며 중노동을 강요받았습니다. 임금도 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피해를 당한 어린 여학생이 1,090명이었습니다. 해방 되고 지금까지 회사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2013년2월14일, 2015년4월7일, 2015년5월22일 3차에 걸쳐 피해자 23명이 ‘주식회사 후지코시’를 한국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오랜 기간 가해 사실을 은폐하고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10월30일 한국 첫 소송의 판결에서 회사가 원고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후 회사는 항소장을 제출하고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도야마에 갈 때 13~16살이던 저희들은 이제 80대 중 후반이 되어갑니다. 원고 중 몇 몇은 지금 병원에 있고 세상을 등진 이도 있습니다.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생을 돌아보고 평온하게 살아가야 할 저희들이 왜 이렇게 재판을 벌이고 싸워야 합니까. 전쟁이 끝나고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후지코시는 평생 고통 속에 살아온 저희들에게 인간적인 사과 한마디 건네지 않고 있습니다.

후지코시가 한국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5년 11월 27일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최희순, 이자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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