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정책 총괄 독립부처의 중요성 강조 및 정부 조직개편에 성평등정책 전담부처 포함 요청 / 여성이 겪는 구조적 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구체적인 성평등 추진체계 작동방안 요구

범여성계 단체(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대표단은 30일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부 폐지 추진에 따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방문하여 인수위원장 및 분과 위원들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각 단체의 대표자 2인이 면담에 참여하였고, 면담은 오후 1시 30분부터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되었다.

▲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면담하고 있는 원영희 한국YMCA연합회 회장 (MBC TV 촬영)
▲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면담하고 있는 원영희 한국YMCA연합회 회장 (MBC TV 촬영)

한국YMCA연합회에 따르면, 범여성계 단체들은 면담을 통해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독립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정부 조직개편에 성평등정책 전담부처를 포함할 것을 요청하였다. 또한 여성이 겪고 있는 구조적 차별에 대해 대통령 당선인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성평등 추진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작동방안을 요구하였다.

대표단은 성평등 전담부처의 강화에 대해 이는 유엔 회원국이 수행해야 하는 책임이자 약속사항이기 때문에 다양한 단위(글로벌/국가/지역)에서 성평등 추진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강화된 독립부처가 있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또한 한국의 여가부폐지 논란에 대해 명백한 퇴행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전달하였다.

이어서 대표단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차별 개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중요함을 밝히며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 속에 여성이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전달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대표단은 인수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준비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으며, 면담이 명분 쌓기를 위한 자리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고 이후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표단은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인해 여성시민들이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있으며, 여성정책 발전 과정의 역사성과 의미성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범여성계 단체들은 여가부 폐지 논의 관련하여 성평등정책 전담 부처 마련 및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를 위해 계속해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여성가족부폐지공약’ 대응 범여성계 공동선언문 (전문)

구조적 성차별은 엄연한 현실이다. 더욱 강력한 성평등정책 전담 부처를 마련하라!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32조, 제34조, 제36조는 성별에 의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또한 유엔여성지위원회원회(UNCSW),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 등을 통해 성차별 해소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적극적 성차별 해소는 대한민국 정부의 책무이자 국제사회와의 약속입니다.

대한민국은 성별격차지수 156개국 중 102위, 성별임금격차 26년 연속 OECD국가 중 최고(31.5%, 2020), 유리천장지수 10년 연속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성차별이 매우 심각한 국가입니다. 특히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사회안전망의 위기는 여성들을 일터에서 내몰아 경력단절을 심화시키고, 독박 돌봄의 고통을 고스란히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혐오와 폭력의 심화 또한 여성의 삶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성차별 해소를 위한 국가의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함을 의미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 된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여성들과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큰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실 때문입니다. 성차별 해소를 위해 더 넓고 더 깊은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할 시기에 국가적 책무의 상징인 여성가족부의 존폐를 논쟁의 대상으로 만들고 국민 분열을 초래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사회가 성차별과 불평등 해소를 국가의 중요한 책무로 여기는 것은 실질적 평등이 인간 존엄과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 0.81명(2021년)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 인지 여성들의 목소리에 답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경청하고 성차별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모두를 위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여성시민사회단체들과의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합니다.

2021년 유엔은 제65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 합의문에서 (E/CN.6/2021/L.3) ; “국가기구는 성평등 증진의 주요 촉진자이다. 회원국은 북경행동강령 이행에 있어 ① 성평등 전담 기구 강화 ② 성주류화 정책 증진과 성평등 발전 ③ 젠더 통계의 수집, 배포, 활용을 위한 노력의 배가 등 3가지 활동을 추진한다.” 라고 각 회원국에 권고했습니다. 발전, 평등, 평화의 21세기를 꿈꾸었던 북경 비전의 달성은 매우 제한적이고 부분적일 뿐 아니라, 이미 획득한 성평등과 여성인권 성과들도 글로벌 경제위기, 기후 위기, 코로나19 상황, 반여성인권적인 저항 등에 부딪혀 후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작금의 위기와 지난 20년간의 경험과 교훈을 토대로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담기구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특히 국가기구가 성평등 증진의 주요 촉진 자라는 것, 적절한 예산과 인력을 보장받는 여성정책 전담기구가 필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 정파를 초월하여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인권과 평화를 목표로 활동해 온 우리 여성단체들은 범여성계의 목소리를 모아 부처 설립 20년을 맞이한 ‘여성가족부’의 제한된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통감하며 정부 내 각 부처와 지방정부의 성주류화 정책을 실효성 있게 집행할 ‘보다 강력한 집행부처’를 요구합니다. ‘보다 강력한 집행 부처’의 명칭에는 성차별 해소라는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그 이유는 정부가 헌법적 책무를 강력하게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여성가족부의 역할과 기능은 여성에 국한된 단순한 복지정책 이상이었으며, 아동·청소년 또는 가족정책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범부처 모든 정책 분야에 다양성과 인권존중, 지속가능발전의 미래 가치 실현이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였기에, 이 모든 역할과 기능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각료급 지위에서 계획, 실행, 평가 등이 가능한 제도화된 과정, 충분한 재정 지원, 전문 인력, 시민사회와 풀뿌리 조직들의 참여, 모든 정부부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의지 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각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생긴다 한들 이를 총괄⋅조정할 책임 부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정책효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유엔과 국제 사회는 더 이상 지체 없이 성평등과 여성인권 성취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역설합니다.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성평등정책 전담기구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인 정책 과제 설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성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추진체계로서 여성가족부가 본래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지위·권한 강화를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2022. 3. 30.

한국YWCA연합회 · 한국여성유권자연맹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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