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특별기획 토요상설무대 , 소리꾼 최용석 ‘방탄철가방~’16일 공연

짜장 골든 타임에 짜장면 서른여섯 그릇을 한 번에 척척 배달해내는 나는야! 배달의 신 최배달!”

80년 5월을 중국집 배달부의 ‘철가방’ 에 녹여낸 폭소 감동 창작 판소리극 ‘방탄철가방-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가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의 5·18특별기획 토요상설무대에 오른다. 16일 오후 3시 서석당.

‘방탄 철가방’은 지난해 8월 서울국립극장에서 초연돼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 전남 시골에서 자란 최배달이 1980년 광주 금남로 평양반점에 취직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최배달은 조부모와 전남 시골마을에서 곡물배달을 하며 자란 탓에 자전거 타는 솜씨가 일품이다. 특히 첫사랑 애경에게 처음 페달 떼는 법을 배워 자전거 솜씨가 신의 경지에 이른 최배달은 광주의 평양반점에 취직해 짜장면 배달계의 최고 고수가 된다. 그러던 5월 어느 날, 평화로운 금남로가 대재앙에 휩싸이고 배달에 곤란을 느낀 그가 ‘배달로 평탄 작전’에 돌입하면서 광주항쟁이라는 역사적 상황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날 1인 창작 판소리극을 공연하는 소리꾼 최용석은 성우향 명창 등을 사사한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김세종제 춘향가 이수자. 목포 홍일고 시절부터 판소리를 시작해 중앙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2년 ‘판소리공장 바닥소리’를 창단한 뒤 ‘닭들의 꿈’, ‘해님달님’, ‘스마트폭탄가’ 등 사회성 짙은 창작판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소리꾼 최용석 씨는 ‘방탄철가방’의 대본과 소리를 직접 맡아 제작하였으며, 이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창작국악극대상 시상식에서 남자창우상을 수상했다. 특히 ‘방탄철가방’작품의 음악은 국립창극단 ‘메디아’, 오페라 ‘아랑’ 등을 작곡한 차세대 국악작곡가 황호준 씨가 함께했다.

. ‘소리꾼 최용석 일문일답’

- 창작 판소리는 아직도 좀 낯선 분야인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처음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정통 판소리는 그 자체로 가치와 매력이 있지만 뭔가 현실과 분리된 느낌이 들고 답답함을 느꼈다. 대학 1학년 때 임진택의 창작 판소리 ‘5월 광주’를 보고 큰 자극을 받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느꼈다.

- ‘5월 광주’는 모든 창작자에게 어려운 과제다.   /  고향이 목포이고 전교조 세대이다니 어렸을 때부터 5·18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창작 판소리를 만든다면 광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이 공연의 처음 40분은 배달의 명수가 된 ‘최배달’의 삶이고, 후반 20분이 광주를 통해 변해버린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광주의 비극에는 적절한 거리를 두되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 5·18과 광주를 잘 모르는 서울 관객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  처음 극을 만들 때부터 “5·18을 몰라도 관객이 함께 감정선을 따라 올 수 있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정신없이 웃고 울고 난 뒤 ‘왜 최배달이 그래야 했을까’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만 던져 주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서울 관객들이 함께 울고 웃어 주었고 ‘광주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해줘 무척 행복했다.

- 광주에서의 공연은 좀 더 남다를 것 같은데?  /  작년 12월 상주단체교류사업으로 첫 광주 공연을 가졌는데, 올해 5·18 즈음에 다시 광주 공연을 갖게 돼 정말 감개무량하다. 광주 한복판에서 ‘80년 5월’을 겪은 분들에게 이 공연이 어떤 느낌을 줄까, 생각하면 무척 떨린다. 웃음을 통해 더 비극적인 상황을 드러내고 싶었는데 혹시 그 웃음이 불쾌하지는 않으실까 걱정도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시절80년 5월 한복판을 ‘살아낸’ 분들에 대한 헌사 정도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

- 1인 판소리극이다. 힘든 점은 없는지. / 서서 노래하는 게 아니라 북 반주, 베이스기타, 타악 연주가 같이 어우러지면서 연기와 소리를 함께 보여드려야 한다. 소극장용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전통문화관 한옥 안방무대로 옮기다보니 자전거는 마음껏 못 탈 것 같다.(웃음) ‘조금 다른’ 5월 광주 이야기를 보여 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가슴이 벅차다.

- 앞으로의 계획 / 앞으로 10년 정도는 ‘방탄철가방’ 공연을 계속 하고 싶다. 좀 더 가다듬고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 후배에게 넘겨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판소리계 싱어송 라이터’라고 불러주기도 하는데 우리 주변의 더 많은 이야기를 판으로 풀어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극장용으로 짜여진 무대가 아니라 어떤 ‘판’에서도 자유롭게 소리하면서 언제까지나 광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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