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수각다리 첫 발견, 미륵사지출토 금동향로

올 2월 미륵사지 출토 금동향로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753호로 지정됐다.   이는 2010년 1월 문화재청에 미륵사지 출토 금동향로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한지 약 2년 여 만의 거둔 성과이다.

이 금동향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번도 확인되지 못한 수각(짐승다리) 향로의 첫 발견이라는 점에서 국보 백제금동대향로에 버금가는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이 금동향로는 2000년 10월 미륵사지 목탑지 북쪽 회랑터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발견당시 다리와 손잡이 장식, 손잡이 고리 일부가 분리되고, 뚜껑과 몸체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향로 표면에 흙과 각종 부식화합물이 덮여 있으며 도금층이 일부분 벗겨져 있었다.

이에 2000년 11월부터 2007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하였다. 성분 분석조사를 통해 금과 구리를 6:4로 배합된 수은아말감법에 의해 도금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2007년 7월 현재 국가귀속과 함께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 관리를 위임하여 전시되고 있다.

이 금동향로는 총 높이 30㎝, 지름 29.7㎝, 무게 7.17kg이며 다리, 몸체, 뚜껑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향로 뚜껑에는 8개의 연꽃무늬, 4개의 구름무늬가 새김 되어 있으며 몸체에는 사자 얼굴 모양의 다리와 짐승 얼굴(獸面) 모양의 장식이 부착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전승된 향로들이 보편적으로 다리가 3개이고 장식이 없는데 반해 다리가 짐승 얼굴 모양이며 4개 달린 것으로 그 유례가 없는 독특한 형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동향로의 뚜껑에 새겨진 8엽 연화문은 당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 와당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럽고 세련된 연화문을 그대로 살려낸 듯하며 전체적으로 우리의 독창적인 금속공예의 특징을 볼 수 있어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큰 보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향로는 비록 그 기원과 형식이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라 할지라도 한국적인 수각 향로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수각 향로인 화사(火舍)는 이러한 미륵사지 금동향로에서 그 기원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향로는 향을 불살라 연기를 피우는 그릇이다. 향은 악취를 없애고 해충을 쫓거나 실내의 습기를 제거하고자 쓰였다. 나아가 잡귀나 잡념까지도 제거해준다 하여 절에서는 물론 각종 제사 의례에도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향로의 출현은 옛 낙랑 지역에서 발견된 박산(博山 바다위에 산이 떠있는 형상)향로를 통해 중국에서 전래된 사실을 알 수 있지만, 향로의 본격적인 제작과 사용은 역시 불교의 전래와 함께 이루어졌다고 짐작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의 쌍영총 고분벽화 행렬도에 보이는 머리에 인 향로의 모습 등을 통해 삼국시대 후반부터는 향로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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