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3,104명 석사 820명, 박사 159명 배출…77세 퇴직교사 최고령 박사모

전남대학교(총장 지병문) 201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26일 오전 10시 광주캠퍼스 대강당과 오후 3시 여수캠퍼스 체육관에서 각각 성대하게 치러졌다.

전남대학교는 이날 학사 3,104명, 석사 820명, 박사 159명, 명예학위 4명 등 모두 4,084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지병문 총장은 고사(告辭)를 통해 졸업생들에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이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서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직한 삶과 용기있는 행동, 겸손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희수(喜壽 · 77세)의 배남구 씨가 최고령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배 씨는 32년을 교단에 헌신한 퇴직교사다. 그는 지난 2000년 중등 영어교사로 정년퇴임한 뒤 다시 배움에 정진했다. 6명의 손자를 둔 할아버지임에도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향학열과 새로운 학문에 대한 탐구열은 그를 책상 앞으로 이끌었다. 퇴임 후 해외여행을 하면서 국제법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10년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손자 벌 되는 학우들과 수업의 진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지만, 밤늦게까지 책과 씨름한 끝에 5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배 씨는 “나이 들어 공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학문을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있었기에 학위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면서 “배움에는 끝이 있을 수 없는 만큼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또 평생을 공익·인권활동에 헌신해온 지익표(90) 변호사가 명예박사 학위를,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가 때를 놓친 △ 전홍준(69) 광주민주화운동동지회 대표 △ 이양현(65) 전 5·18부상자회대표 △ 정상용(65) 전 국회의원이 명예졸업증서를 각각 받았다.

지익표 변호사는 일제 치하 독서회사건(1942년)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바 있으며, 해방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5·18’ 등 민주화운동 관련자를 위한 무료변론을 폈다. 특히 일제 치하 군인·노무자·정신대 피해자 등을 위한 민족소송을 제기하고, 일제 잔재청산 국민운동을 주도하는 등 공익활동에 헌신했다.

전홍준 대표는 전남대학교 문리과대학 정치학과 재학중이던 1964년 ‘6·3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구속 수감되면서 학업을 그만둔 뒤 조선대 의대를 나와 외과 전문의와 조선대 의대교수를 역임했다. 이양현 전 대표는 1971년 전남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재학 중 교련 반대 시위로 강제 징집된 뒤 1975년 복학했지만 유신반대 및 1980년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구속, 제적됐다. 정상용 전 의원도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재학중이던 1971년 교련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강제 징집된 뒤 1975년 복학 후 유신철폐 시위 등을 주도하다 제적당했다.

전남대학교는 이들 세 사람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과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공을 인정해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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