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심청가·수궁가 재해석. 소리꾼 윤종호·김산옥 등

‘소설 ‘이상의 나라의 앨리스’의 시계토끼가 우연히 심봉사를 만난다?’ 엉뚱한 상상을 바탕으로 심청가와 수궁가를 재구성한 독특한 소리극이 열린다.

광주 대표 퓨전국악그룹 아이리아가 오는 15일 오후 5시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쥬크박스 명랑쾌활 소리극-이상한 나라의 심청’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판소리 심청가와 수궁가의 눈대목을 들려주면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판소리를 좀더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됐다.

특히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시계토끼가 전체적인 이야기를 연결하고 이끌어가는 도창 역할을 하는 것도 흥미롭다.

심청가는 바다 속 세계와 지상세계, 현실과 사후세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서사구조를 갖고 있다. 심청은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재물로 팔려 가는데 물속에 빠졌지만 죽지 않고 살아서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심청이의 성이 ‘가라앉을 심(沈)’이라는 점은 옛 소설의 소소한 재치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수궁가도 마찬가지. 토끼가 별주부의 꾐에 빠져 수궁에 들어갔지만 역시 구사일생으로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온다. 우리 선조들의 죽음관에 나타나는 부활이라는 개념을 엿볼 수 있는 서사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심청가 ‘중타령’을 시작으로 ‘심청이 선인 따라가는 대목’, ‘범피중류’, ‘뺑덕이 심술대목’등을 선보이며, 수궁가는 ‘화공을 불러라’,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을 무대에 올린다.

신명의 객원단원인 김은숙이 시계토끼로 분해 재기발랄한 무대를 꾸미고, 서편제보성소리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윤종호 명창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면서 직접 심봉사 소리 대목을 공연한다. 국악방송 광주FM ‘빛고을 상사디야’프로그램 진행자인 김산옥, 탄탄한 소리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젊은 소리꾼 윤해돋누리, 2014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의 주인공 기태희가 출연해 개성 넘치는 무대를 펼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이 직접 관람료를 지불하는 감동후불제도 병행된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광주광역시, 광주문화재단 후원으로 제작됐다. 퓨전국악 아이리아는 전북 공연장상주단체 페스티벌 초청, 서울 ‘꿈의숲 아트센터’교류공연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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