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5중주와 함께 하는 Beethoven /Chopin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회

협주곡을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 5중주와 함께 연주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전남대학교 피아노연구소(소장 신수경 · 전남대 음악학과 교수)는 10월8일과 14일, 22일 오후 7시30분 전남대학교 예향홀에서 '현악5중주와 함께하는 Beethoven/Chopin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회'라는 타이틀로 피아노 교수음악회를 개최한다.

오케스트라 파트를 현악 5중주로 편곡하여 연주하게 되는 이번 연주회는 이 지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전곡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함으로써 연주자들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귀에 익은 명곡들을 새로운 앙상블의 묘미로 즐길 수 있게 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전남대 피아노연구소는 2009년 멘델스존 무언가, 2010년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 연주회, 2012년 드뷔시 탄생 150주년 기념 연주회, 2013년 브람스 서거 180주년 기념 연주회 등의 주제를 가지고 실력 있는 피아니스트들의 학구적이고 수준 높은 연주회를 기획, 개최해왔다.

[연주회 일정] 10월8일(수) = Beethoven Piano Concerto 1-3번 1번:이정민/최진이, 2번: 남희정/최선희, 3번: 박원영/김나정 정진희(Vn), 문지경(Vn), 이기헌(Va), 정광준(Vc), 배기태(Db)

10월14일(화) = Chopin Piano Concerto 1, 2번  1번: 최은영/김 연, 2번: 신수경  이종만(Vn I), 이준성(Vn II), 김주영(Va), 이후성(Vc), 권새롬(Cb)

10월22일(수) = Beethoven Piano Concerto 4, 5번 4번: 최유진/신영주, 5번: 서현일/이선아 이종만(Vn I), 이준성(Vn II), 김주영(Va), 이후성(Vc), 권새롬(Cb)

[PROGRAM NOTE]

Concerto No.1 in C Major, Op.15 / L. v. Beethoven ; 이 곡은 1796년에서 1797년에 걸쳐 작곡되었으며 그의 제자였던 안나 바바라 루이스 케글레빅스 공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사실 이 곡은 그의 세 번째 피아노 협주곡이지만, 출판 연도순에 따라 제1번 협주곡이 되었다.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갑작스런 화성변화는 초기 베토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베토벤 자신에 의해 초연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제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며 서정적인 제2악장은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의 조성변화와 달리 Ab 장조로 쓰여 있다. 마지막 악장은 7부 형식의 (ABACABA) 론도로 피아노 파트는 카덴차로 조용히 끝나는 반면 오케스트라는 ff로 큰 대조를 이루며 강렬하게 끝마친다. 

Concerto No.2 in B-flat Major, Op.19 / L. v. Beethoven ; 이 곡은 1787년에서 1789년 사이에 작곡되었으나, 지금의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은 1795년이 되어서였다. 이 곡은 젊은 베토벤이 고향 본에서 비엔나로 이주한 후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작품을 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곡되었고, 1795년 비엔나의 Burgtheater에서 열린 베토벤의 정식 데뷔연주회에서 작곡가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되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모차르트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후에 베토벤은 제1악장의 카덴차를 작곡하였다. 제1악장 전체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까다로운 카덴차는 제1주제가 반복되어 등장한다. 제2악장은 느린 3부 형식이며 제3악장은 론도로 하이든의 영향이 보인다.

Concerto No.3 in C Minor, Op.37 / L. v. Beethoven ; 모차르트의 다단조 협주곡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진 곡으로,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하게 단조 협주곡으로 작곡되었으며 1976년 무렵부터 쓰기 시작해 많은 시간을 고심한 끝에 1803년 자신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그는 편지에서 앞의 두 협주곡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이라 표현할 정도로 곡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표현하였고 이곡을 기점으로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선언하며 원숙기에 접어든 시기의 작품이라 전해진다.

제1악장은 오케스트라의 긴장감 있는 선율로 시작되는데 그것은 악장의 전반적인 느낌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어두움과 열정을 담은 제1주제와 한가한 듯 정겹고 부드러운 제2주제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는 어두운 분위기이나 낭만적인 선율과 정열적인 악상의 조화를 들려준다. 제2악장은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며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유려하게 뒤따른다. 짧은 카덴차에 이어 힘찬 화음으로 끝을 맺는다. 제3악장은 론도 형식으로 화려한 기교로 격정적인 감성을 표출하며, 열정적인 마지막을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 F. Chopin ; 1830년에 작곡되어 Friedrich Kalkbrenner에게 헌정된 이 곡은 1번으로 출판되었지만 사실상 협주곡 2번이 작곡된 이후 작곡되었으며 작곡된 해 10월 11일 쇼팽이 폴란드를 떠나며 열었던 작별 콘서트에서 쇼팽 자신에 의해 바르샤바에서 초연되었다. 이 곡은 전통적인 3악장 구조를 따르고 있으나 화성적인 면에서나 선율적인 면, 또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역할 분담에 있어서는 쇼팽 특유의 독자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제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제시부는 E minor로 시작해 같은 으뜸음조인 E major로 전조되는데 대부분의 단조의 전조방식인 i-III과는 차이가 있어 화성적인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오른손의 꾸밈이 많은 선율은 그가 많은 영향을 받았던 벨리니의 벨칸토 아리아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전의 피아노 협주곡 (모차르트,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과는 다르게 축소된 오케스트라의 역할 역시 쇼팽의 독자적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제2악장은 전형적인 서정적인 느린 악장으로 쇼팽의 유려한 벨칸토적 선율이 두드러지며 제3악장은 2/4박자의 빠른 악장으로 경쾌함이 돋보인다.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 F. Chopin  ; 이 곡은 1829년 작곡되었는데 출판시기가 늦어져 2번이 되었지만 사실상 쇼팽이 작곡한 첫 번째 협주곡이다. 피아니스트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쇼팽이 연주회에서 자신이 직접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것으로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쓰여 있다.

이 곡은 오케스트레이션이나 형식상의 완벽성은 떨어지지만 유려한 멜로디와 시적이고 섬세한 표현의 깊이, 독자적인 화성적 어법 등으로 쇼팽의 천재성이 여실히 나타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1830년 바르샤바에서 쇼팽이 직접 솔로파트를 맡아 초연해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제1악장은 전통적인 협주풍 소나타 형식이지만 조성적으로 독자적인 면이 보인다. 오케스트라가 먼저 제1주제와 제2주제를 연주한 후 독주 피아노가 등장하며 발전부 전에 피아노가 새로운 소재를 연주한다. 제2악장은 쇼팽의 첫사랑이었던 콘스탄치아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있는 악장으로 19살 청년의 애틋하고 순수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녹턴풍의 감미로운 주제가 세 번 반복되는데 그때마다 장식이 복잡하고 정밀해지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 극적인 레치타티보풍의 간주가 삽입되어 감정을 끌어올린다. 제3악장은 3부형식으로 마주르카풍의 리듬을 가진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중간 부분의 스케르찬도에서는 현이 col legno, 즉 활의 나무부분으로 현을 두드리는 기법을 활용해 리듬감 있는 반주로 민속 무용풍의 효과를 만들어 낸다.

Concerto No.4 in G Major, Op.58 / L. v. Beethoven ; 이 곡은 1806년 작곡되어 1808년에 초연되었으며 베토벤이 직접 초연을 맡았다. 베토벤의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시적이고 장엄하며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가장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제1악장은 상상력이 풍부한 피아노의 조용한 독주로 시작한다. 이 주제를 받은 오케스트라가 가세하며 강렬한 투티로 발전해나간다.

제2악장은 피아노 솔로와 오케스트라의 주고받는 대화가 인상적인 느린 악장으로 어떻게 본다면 제3악장을 위한 긴 서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음산한 느낌을 주는 주제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주고받으며 칸타빌레적인 아름다움을 최대한 강조한다. 제3악장은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는 론도 악장으로 마지막 부분에 베토벤 자신이 쓴 카덴차로 절정에 이른다.

Concerto No.5 in E-flat Major, Op.73 / L. v. Beethoven ;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이다. 자신의 후견자 겸 제자인 루돌프 대공을 위해 1809년 나폴레옹 군대의 포격이 쏟아지던 빈에서 완성한 작품으로, 작곡한지 약 2년 반 뒤인 1811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성공리에 초연됐다. 이 피아노 협주곡의 '황제'라는 별칭은 베토벤의 막역한 친구인 피아니스트 겸 출판업자 요한 B. 크라머 런던에서의 출판을 위해 넣은 것으로 사전에 베토벤과의 교감이 이뤄졌다고 볼 수도 있다.

제1악장은 소타나 형식으로 투티로 연주되는 오케스트라 코드에 이어 피아노 카덴차가 바로 등장한다. 대신 통상적으로 카덴차가 등장하는 부분은 베토벤이 직접 쓴 짧은 카덴차와 확장된 코다가 대신한다. 제2악장은 따뜻하고 우아한 멜로디를 가진 자유로운 변주곡이며 끝부분에 제3악장의 주제가 삽입되어 쉼 없이 바로 제3악장으로 넘어간다. 제3악장은 일관된 리듬이 지배하는 경쾌한 론도이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사이의 줄다리기는 협주곡 본연의 경쟁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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