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방송된 SBS ‘심장이 뛴다’에서는 배우 박기웅이 하지절단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저녁 퇴근길을 가득 메운 차들은 길을 쉽게 내주지 않아 보는이들을 매우 안타깝게 했다. 심지어 한 승용차가 구급차 앞으로 끼어드는 광경을 목격한 박기웅은 절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소방차에 길을 내어 주세요!’라고 호소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자신의 차량 뒤에 바짝 붙어 오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소방차는 1분 1초의 촉박한 시간을 다투며 수많은 차량을 피해 도심 속을 질주, 사고현장으로 출동한다. 소방차 및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는 사안의 위급함과 시급함을 알리고 주민들에게 양해와 양보를 구하는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운전자는 ‘나 몰라라’하며, 소방차 앞으로 끼어들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동을 보이며 오히려 출동에 지장을 주기까지 한다.

화재 등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신속한 현장 도착은 그야말로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사건사고 해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재 발생 시에 소방관들은 골든타임(화재초동진압 및 응급환자 등 구조가 가능한 사고 발생 후 최초 4~6분)안에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불길 초기 진압에 성공률을 높이고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위급 환자의 소생률을 높이는 최소의 시간인 골든타임 안에 소방차나 구급차가 도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소방기본법 제21조에는 모든 차와 사람은 소방자동차가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을 위해 출동을 할 때에는 이를 방해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를 위반 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으며 단순히 출동하는 소방차량에 미 양보 시에도 처벌하는 선진 외국의 법률에 비하면 너무나 미약하다. 나만 편하기 위해 일단 먼저 앞질러 가고보자는 행동과 양보하면 나만 손해라는 마음이 만연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교통체증이 혼잡하다 보니 그럴수 도 있다고 하겠지만, 이는 자신의 편의만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의식이 더 큰 문제이기도 하다. 단 1분, 1초의 차이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고 되돌릴 수 없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지고, 공공의 안전을 위해 주정차금지구역에 차량 주차를 금하고 골목길 등에 부득이 주차할 경우는 소방차가 충분히 통과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하며, 출동 중인 소방차량을 발견하면 곧바로 정지해 먼저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야말로 내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일인 것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 정부 시책에 따라 자기 편의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의식을 버리고 운전자들은 불법 주정차를 삼가고 소방차가 지나 갈 수 있도록 양보함으로써 나와 가족, 이웃을 살리는 소방통로 확보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
 

저작권자 © 빛가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