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에서 온 동전무늬 새김 전문도기 출토

동신대학교 유적조사단(단장 이정호 교수)과 함평군(군수 안병호)이 지원하는 함평 마산리고분군(전라남도 기념물 제122호) 제1호분에 대한 학술발굴조사 성과를 최근 중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27일 오후 2시 현장에서 공개한다.

마산리고분군은 전남 함평군 학교면 마산리 산16-2번지 일대에 소재하는 삼국시대 고분 떼이며, 현재까지 13기가 존재한다고 보고됐다. 이들 고분에 대해서는 제1호 이래 13호까지 편의상 번호를 붙여 구별한다.

이 중에서 이번 학술발굴조사를 벌인 곳은 제1호분. 이 고분은 무덤 주인공을 묻은 봉분이 평면 원형인 데 비해 그 전면에는 방형 단을 마련했다 해서 이른바 전방후원형(前方後圓形), 혹은 장고형 무덤으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13기가 보고된 이런 전방후원형 고분은 고대 일본의 무덤 양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고분의 성격과 관련해 한일고대사의 논쟁이 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 무덤 주인공을 안치한 석실은 장방형으로 길이 523cm, 너비 250cm, 높이 290cm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석실 규모는 현재까지 확인된 전남지역 삼국시대 고분 중 최대 규모이며, 백제지역에서도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초대형급에 속한다. 견주자면, 지방에서 발견된 무령왕릉인 셈이다.

이 고분의 석실구조는 입구에 문이 있고, 그 안쪽에 석실을 마련한 횡혈식석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무덤은 이미 극심한 도굴로 인해 출토 유물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석실 내부에서 백제 토기 조각 약간과 함께 시유도기(施釉陶器), 즉, 겉면에 유약을 칠한 도기의 일종인 전문도기(錢文陶器. 동전무늬장식 도기)가 출토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이런 시유도기는 서울 풍납토성 등지의 백제 중심지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되고 있는 중국계 항아리로서, 간혹 백제 영역 내에서 활동한 지방세력 무덤에서 출토되기도 한다. 이는 중국에서 수입한 도기 일종으로 알려진 데다,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한 기종(器種)인 까닭에 당시 백제 중앙세력과 지방세력의 정치적 관계를 표상하는 유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러한 전문도기가 해남 용두리고분(2008년 발굴)에서도 출토된 적이 있으나 작은 파편이어서 고분의 성격을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함평 마산리고분에서 확실한 개체가 출토됨에 따라 이 지역 전방후원형 고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 고분의 시기는 석실구조와 토기 등 출토유물로 보아 6세기 초반 무렵으로 추정된다.

한편, 마산리고분군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전방후원형 고분과 원형분 13기가 집단으로 조성된 고분군이다. 따라서 향후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각 고분의 상호관계를 파악한다면 한일고대사 연구의 논쟁이 되고 있는 전방후원형 고분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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