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30일 5.18민주광장 및 문화전당 일대,‘최고의 거리극’들로 가득 메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금남로에서 펼쳐진 세계적 수준의 거리극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 지난 달 30일 오후 9시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불꽃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예술불꽃 그룹 ‘화랑’의 ‘불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아크로주 바퀴로 만든 집 (광주문화재단제공)
▲ 아크로주 바퀴로 만든 집 (광주문화재단제공)

광주광역시 주최, 광주문화재단 주관으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간 진행된 이번 페스티벌은 다양한 국내외 거리극 공연과 체험·설치 프로그램을 선보여 선선한 가을 날씨에 축제를 찾은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2일 광주문화재단에 따르면,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은 퍼포먼스부터 이동형 거리극까지 국내·외 14개 공연팀이 함께하며 ‘세계 최고의 거리극’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광주시민들에게 흥겨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평화롭고 활기에 찬 행진이 절대안정의 상징 피라미드를 무너뜨리는가 하면(제네릭 바푀 ‘야영’/프랑스), 파멸의 상황에서 해답을 찾고 (아크로주 ‘바퀴로 만든 집’/영국), 타인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균형을 제시(서커스 모사 ‘내일은 끝’/프랑스), 성장기의 거친 시간에 시적인 향기를 불어넣기도 했다(극단KTO ‘시간의 향기 ’/폴란드). 또한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비주얼씨어터 꽃의 ‘마사지사’, 거리극이라는 장르를 잘 나타내준 마린보이의 ‘고물수레’ 등 국내 극단 열 개 팀의 공연도 광주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특히 지난 28일과 29일 저녁 9시에 진행된 ‘제네릭 바푀’ 극단의 ‘야영’은 광주시민배우와 예술가가 함께 한 퍼레이드형식 이동형 거리극으로 색다름을 선사했다. 파란색 분장을 한 기이한 모습의 배우들이 금남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시작으로, 수십 개의 드럼통을 거리에 굴리면서 진행하는 이동형 공연은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연팀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이동하며 즐기는 장면도 연출되며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고, 특히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앞에서 보여준 ‘님을 위한 행진곡’ 연주는 광주 시민들의 상징적인 공간인 금남로의 특수성과 광주의 역사를 기리는 퍼포먼스였다.

공연의 마지막은 ‘억압’을 상징하는 대형 피라미드를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광주공연을 위해 직접 음악을 편곡하고, 5·18민주화운동과 광주의 문화를 녹여낸 제네릭 바푀 극단에게 시민들은 반가움과 감동을 열띤 호응으로 답했다.

공연팀의 열정적인 공연에 거리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진 시민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관람객들은 거리 곳곳으로 공연장소를 찾아 분주히 움직여 각 공연장소마다 관객들이 넘쳐났고, 밤에는 몰려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행사를 관람한 한 시민은 “처음 보는 압도적 스케일에 놀랐고,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고 행사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은 축제기간 동안 5·18 민주광장과 아시아문화전당 일대를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키며 국제적인 거리예술축제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민들의 일상공간이 무대가 됐고, 그 위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이 아름다운 몸짓을 펼쳤다. 행사의 총 기획을 맡은 임수택 예술감독은 “이번 페스티벌은 광주 시민들이 얼마나 거리예술을 더 잘 즐길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기획했다.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셨다. 시민들의 열띤 반응에 매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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