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무지개다리사업, 광주형‘엘 시스테마’목표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려인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출범한다.  고려인 청소년 오케스트라 ‘아리랑’은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 아이들을 중심으로 현악기 위주의 스트링 오케스트라로 구성됐다. 이름인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 및 생계유지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고려인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던 노래에서 따왔다.

▲ 광주문화재단 제공
▲ 광주문화재단 제공
23일 광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아리랑’은 광주문화재단, ㈜도경건설, (사)고려인마을 등 민‧관이 의기투합해 시작됐다. 광주문화재단은 문화다양성 보호 및 증진을 위한 ‘무지개다리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고려FM’, ‘고려인마을 방문의 날 행사’ 등을 통해 고려인마을과 인연을 이어왔으며, 올해는 오케스트라 운영을 통해 문화다양성 가치를 확산할 계획이다.

 ㈜도경건설은 영하30도 눈보라에서도 얼지 않는 아스팔트 도로건설로 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역의 신생기업으로, 악기와 단복 등 오케스트라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후원한다. 이처럼 ‘아리랑’은 단순히 관이 주도하는 형식이 아닌, 민‧관이 협력하여 공동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 의미가 크다.

 ‘아리랑’은 오는 25일 오후 4시 30분 고려인청소년문화센터 지하 행사장에서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하여 올해는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내년부터는 단원을 확대 모집하여 점차 규모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김윤기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무지개다리사업의 고려인 오케스트라를 통해 고려인 아이들의 문화적 자존감을 증진시키고, 고려인들의 삶의 애환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서로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며 “엘-시스테마의 새로운 모델이 될 이 프로그램을, 많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창단소감을 밝혔다.

한편, 광주 월곡동 ‘고려인 마을’은 광산구 월곡동에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려인 마을로, 지난 2001년부터 고려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해 현재 4천여명이 이곳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마을이 형성됐다. 이들에게 조상의 땅이자 낯선 이국 땅인 광주에서 살아가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려인 동포들은 경제적 기반이 약해 안정적 체류가 힘들고,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문화향유 및 표현에서도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려인 4세의 경우 재외동포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성인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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