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국어독본 원문서 3권 발간…언어 교육 및 식민지 교육정책 연구에 도움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김순전 교수팀이 일제의 제3차 조선교육령기 공립 보통학교에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사용한 일본어 교과서 12권을 묶은 「初等國語讀本(초등국어독본)」을 발간했다. 김순전 교수는 일문과 박제홍, 장미경, 박경수, 사희영 등 강사 4명과 함께 최근 초등국어독본 원문서를 복원해 책 3권(상, 중, 하)으로 다시 펴냈다고 밝혔다.

「初等國語讀本(초등국어독본)」은 국어교과서라는 특성상 언어교육에 중점을 두면서도 식민지 체제 하의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교과서 삽화의 경우 등장인물 대부분이 일본인 차림새를 하고 있으며, 머리모양도 남자아이는 군인처럼 깎은 머리로, 여자아이는 단발머리로 표현했다. 삽화 주제 또한 전쟁 관련 내용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등장인물의 이름 또한 ‘창씨개명정책’을 전면 반영해 모두 일본식 이름으로 표기했다.

이와 관련해 김순전 교수는 “당시 일본어 교육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고 일본 사상을 접하도록 유도, 마침내 말과 역사를 정복하는 동화정책의 기본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또 4~6학년 교과서에는 중국에 이어 일본군이 점령한 남태평양 군도 사이판, 데니안, 얏뿌, 바라오의 현지사정을 소개한 편지글을 많이 실었다. 이는 당시 대륙 뿐만 아니라 남태평양까지 일본의 패권 안에 있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날로 확장되어가는 제국일본의 위상을 알리는 것이었다.

김순전 교수는 “이 책은 일본어 교육에 관한 연구 뿐만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정치, 조선총독부의 정책, 조선총독부 학무국의 교육 제도화, 교과서의 편찬 및 교과서를 둘러싼 교육계의 다양한 담론, 교육현장에서의 일본어 교육 실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를 하는 데 중요자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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