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의숙, 한국문학 발전 공헌… 명예졸업장 추서

한국 현대시의 거성 영랑 김윤식(1903~1950) 선생이 93년 만에 휘문고 졸업장을 받았다.학교법인 휘문의숙(이사장 민인기)은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는 과정에서 졸업 기회를 상실한 김영랑 시인에게 6일 치러진 2012학년도 휘문고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추서했다.

이날 영랑의 졸업장은 선생의 막내딸인 김애란(65, 서울특별시)씨가 전수받았다.

김영랑 시인에 대한 명예졸업장 추서는 학교법인 휘문의숙과 총동문회, 강진군이 수차례 협의를 갖고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이에 앞서 총동문회는 지난달 21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개최한 2013년 신년하례식에서 작고 동문으로선 처음으로 <자랑스런 휘문인 상>을 수여했다.

민인기 휘문의숙 이사장은 "김영랑 시인이 우리나라 문학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한다면 그 분에 대한 명예졸업장 추서는 당연한 일이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명예졸업장 추서를 계기로 김영랑 선생의 민족의식과 문학정신이 더욱 선양되고 빛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 이사장은 "영랑 시인은 월탄 박종화 선생, 정지용ㆍ홍사용 시인과 더불어 휘문의 문맥을 닦으신 분이다"며 "특히 그 분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한 2012학년도 졸업식은 휘문인은 물론 강진군민, 나아가 한국문단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진원 강진군수는 "김영랑 선생의 휘문의숙 명예졸업장 추서를 형식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선생의 애국사상과 문학사적 위상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현창사업을 통해 영랑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랑 시인은 1903년 강진에서 태어나 1915년 강진보통학교를 거쳐 1917년 휘문의숙에 진학했다. 휘문의숙 재학시절이던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영랑 선생은 자신의 구두 안창에 독립선언문을 숨겨 고향 강진으로 내려가 독립운동(강진 4·4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일경에 체포돼 대구형무소 등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영랑의 명예졸업장은 일제 강점기인 1917년 휘문의숙에 입학한 영랑선생이 1919년 고향인 전남 강진군에서의 독립만세운동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면서 졸업을 못했지만 우리문학사에 끼친 영향과 창씨개명과 신사참배 거부 등 높은 민족의식함양에 앞장 선 민족시인의 공적을 높게 평가한 학교법인 휘문의숙과 강진군의 추서건의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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