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일가족을 죽음으로 몰고간 교통사고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파헤쳐본다.

일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산 싼타페 사고’ ; 벌써 1년이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한무상(65세) 씨는 그 날의 기억에서 좀처럼 헤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8월 2일, 부산에 거주하는 한 씨는 오랜만에 아내와 딸, 그리고 외손자 둘을 데리고 바닷가에 나들이를 가고 있었다. 손자가 김밥을 먹고 싶다는 말에 한 씨는 골목에 잠시 차를 주차했다고 한다. 그런데, 차가 갑자기 소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운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해 다시 주행을 시작한지 10분 뒤, 차는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놀란 한 씨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오히려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주차돼 있던 14톤 트레일러 차량을 들이받고 나서야 정차했다. ‘부산 싼타페 사고’로 불리는 이 사고로 인해 운전자 한 씨를 제외한 일가족 모두 목숨을 잃었다. 트레일러의 차주를 포함한 당시 사고의 목격자들은 분명 차에 결함이 있어보였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차에선 쇠가 갈리는 듯한 굉음이 나고 있었고, 달려오는 차를 피한 목격자의 얼굴에 모래 먼지가 튈 정도로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고 했다. 또한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한 씨의 증언처럼 차량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이 차 와 이라노?’ ‘애기, 애기, 애기!!!’ 등의 급작스러운 이상을 감지한 운전자와 가족들의 음성도 녹음돼 있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실시한 차량 감식조사에서 차량에 별다른 결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고, 경찰은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로 결론 내려 한 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엇갈리는 주장, 사고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 한 씨와 그의 가족들은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국과수에서는 엔진 구동에 의한 시스템 검사가 불가능했고, 관능검사를 통해 차량의 결함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국과수 감식 이후 사고 차량을 인도받아 점검한 한 자동차 전문가는 차량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기는 했지만, 시동을 걸어보니 엔진이 작동됐다고 했다. 또한 차량에 남아있던 엔진오일을 체크해봤더니, 정상적인 양보다 엔진오일이 늘어나 있었다고 했다. 엔진과 연결된 고압펌프가 불량일 경우, 경유가 엔진오일에 섞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산의 한 자동차학과 교수가 한 씨 차량의 부품들과 엔진 내부에 남아있던 오일을 동일한 엔진에 결합해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엔진이 굉음을 내기 시작하며 RPM이 치솟았고 차키를 빼도 엔진이 멈추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고 당시 한 씨의 진술처럼 엔진 급가속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차량의 제조사는 국과수 사고 차량 교통사고 분석 감정서에 ‘엔진 오일 및 트랜스미션 오일 게이지 점검 시 오일 양이 규정치 범위에 있는 것이 확인됨’이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며 실험의 전제조건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족과 차량 제조사간의 사고 원인에 대한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비극적인 사고의 진짜 원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부산 싼타페 사고’를 되짚어보고, 그 날의 진실을 추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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