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

전 세계를 향해 불을 밝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11월 1일부터 국내 전역을 누빈다. 성화는 올림픽 개최를 100일 앞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101일간 전국 17개 시·도와 강원도 18개 시·군을 돌게 된다. 봉송 구간은 총 2018km. 이 구간을 함께할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주제가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 공개됐다. 성화 봉송 주제가 공식 가수 인순이 씨는 자신의 목소리로 울려 퍼질 이 노래에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40년 동안 수없이 많은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지만 성화 봉송 주제가 가수로서 임하는 이 무대는 조금 다르다. 단순히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뿐만이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을 노래로써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해진다. 그렇다고 마냥 무겁기만 한 감정은 아니다. 가사를 곱씹는 인순이 씨 얼굴에는 흥분과 설렘이 가득했다.

“성화 봉송 주제가를 부르게 된 것은 엄청난 영광이죠. 오랜 시간 대중과 호흡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국민의 기쁨을 배로 늘리고, 슬픔을 반으로 줄이는 역할을 해왔어요. 이번에는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거잖아요. 여태까지 모든 순간이 의미 있고 행복했지만 주제가 가수로 선택받았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조심스럽고 떨리지만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에요.”

성화 봉송은 올림픽 개최지 곳곳의 문화와 콘텐츠를 소개하며 개막을 알리는 첫 공식 행사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슬로건이자 주제가 제목인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은 올림픽 불꽃이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꿈과 열정, 미래를 비춰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정을 밝게 비추리’, ‘그대를 비추리’ 등의 노랫말이 반복되며 그 의미를 강조한다.

인순이 씨는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G-200 불꽃축제와 가요 방송 프로그램에서 주제가를 부르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누구나 이 주제가에 쉽게 호응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성화 봉송 주자들이 방방곡곡을 돌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 사람, 열정을 보여주게 되잖아요. 저는 노래를 통해 봉송 주자들과 선수들을 응원하고 올림픽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음악은 우리 삶의 일부고 운동 역시 그렇죠. 그 두 가지가 어우러진 주제가를 대중가요처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지난번 공연에서 노래를 마친 뒤 무대에 다시 올라 관객들에게 ‘Let everyone shine’ 한 구절을 알려주며 연습했어요. 그러고 나서 재차 노래를 부르니 다들 따라 하시더라고요.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가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인순이 씨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공식 주제가도 부른 바 있다. 세계적인 행사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목소리로 본인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강한 에너지를 기대했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가 텔레비전에 나오면 많은 분이 ‘어쩜 그렇게 힘이 넘치느냐’고 말해요. 그런 에너지를 나누고 띄울 수 있는 부분을 제게 원하는 게 아니었을까요? 노래 요청이 들어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이번 경우는 그럴 틈도 없이 바로 ‘할게요’ 했어요.”

30여 년 전 국내에서 치러진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경험한 그는 그 희열과 성취감, 무게감을 잘 알기에 이번 올림픽에서의 역할에 임하는 자세가 더욱 신중하다.

“지금까지 무대에서 대회 주제가를 부른 건 두 번째예요. 그때마다 ‘이 노래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하지만 노래를 부를수록 책임감이 생겨요. 몇 년간 흘린 눈물과 땀을 수확할 선수들이 떠오르니까요.”

인순이 씨는 개인적으로 동계스포츠 봅슬레이의 열혈 팬이다. 우연히 썰매 불모지인 한국 선수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하는 감격적인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됐다고. 그가 이 활동에 더욱 매진하는 이유다. 주제가를 녹음할 당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독감에 걸려 힘들었지만, 난관 극복을 위해 매 순간 애쓰고 있을 선수들을 생각하며 힘껏 소리를 냈다.

인순이 씨는 평창동계올림픽 민간 서포터스 ‘동사모(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응원가도 부른다. 총 8곡 중 4곡에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정이 가는 구절을 꼽아 달라고 하자 주저 없이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이라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연이어 성화 봉송 주제가의 후렴구까지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러고는 “내가 어디서든 열심히 불러야 더 많은 사람이 노래에 익숙해지지 않겠느냐”며 웃어 보였다.

“주제가가 곧 응원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부르게 돼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언제 또 열릴지 모르잖아요. 제 생에 못 만날 수도 있고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노래하는 것을 최고의 영예라 가슴에 새기고 부를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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