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시장 “‘나고야 소송지원회’ 광주 명예시민 위촉 추진”

제72주년 광복절 경축 행사가 15일 광주광역시 일원에서 다채롭게 열렸다. 광주광역시는 이날 오전 10시 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윤장현 시장과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유족(광복회원), 각급 기관 단체장, 시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선대학교 여자고등학교와 광복회원 정순빈(남‧92), 김정환(남‧77) 씨 등은 민족정기 선양 등에 앞장 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광주광역시장 표창을 받았다.

윤 시장은 경축사를 통해 “광복 72년을 맞아 애국지사들이 꿈꾸었던 세상, 대한민국의 진정한 광복이 실현됐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면서 “광주는 근로정신대 등의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 않고 피해 어르신의 고통과 상처를 시민 모두가 함께 끌어안으며,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가 갖고 있는 민주와 인권, 평화의 가치가 보통명사가 돼 세계 속으로 확대되고, 세계 각국에 희망의 메시지가 되도록 5‧18재단, 5월 관련 단체, 시민단체 등과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는 원년의 해로 만들어가겠다”면서 “광주는 지역과 세대, 계층 간 갈등을 넘어 상생과 협력, 포용과 대타협을 성공시켜 대한민국 새 역사에 희망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 시장은 31년 간 근로정신대 피해 어르신과 함께 하고 있는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 등 ‘나고야 소송지원회’ 회원들을 광주 명예시민으로 모시기로 하고 시의회와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경축식에 이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민주의 종각에서 열린 타종식에는 윤 시장, 이은방 광주시의회 의장,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후손 등 16명이 참석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으며,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시민의 염원을 담아 33번 타종했다.

경축식에 앞서 윤 시장은 광주에 거주하는 생존 애국지사 5명 가운데 이준수(94), 김배길(91) 옹을 찾아 쾌유를 빌고 독립운동 헌신에 대한 보은의 뜻을 전달했다. 또 이은방 시의회의장, 장휘국 교육감, 배용주 광주지방경찰청장 등 기관 단체장, 광복회, 보훈단체 대표 등과 함께 순국선열의 업적을 기리며 상무시민공원 광주독립운동기념탑에서 헌화 참배했다.

윤장현 광주시장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72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나라를 되찾았습니다. 잔혹한 일제의 총칼 앞에 수많은 생명을 보내며 마침내 이루어낸 감격의 날이었습니다.

오늘 광복 72주년을 맞이하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과 함께 그날의 기쁨과 감격을 떠올려 봅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역사의 별로 산화해 가신 선열님들의 높으신 뜻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봅니다. 가장 큰 소회로 지금 이 순간을 보내고 계실 노동훈 애국지사님께서 귀한 걸음 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에 모시지는 못했지만 이준수 애국지사님, 김배길 애국지사님, 김영남 애국지사님, 이기환 애국지사님께서도 광주 시민들과 마음으로 함께 하고 계십니다.

역사의 증인으로서, 후손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는 애국지사님들께 광주 시민을 대표하여 한없는
 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애국지사님들의 건강과 평안을 진심으로 축원 드립니다. 광복회광주전남연합지부 김갑제 지부장님을 비롯한 보훈단체 회장님들과 회원님들, 오늘 영예로운 유공표창을 받으신 여러분과 독립유공자의 유가족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광복 72년! 이제 선배님들께서 꿈꾸셨던 세상, 대한민국의 진정한 광복이 과연 실현되었는지 우리의 현재를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피로, 생명으로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주신 위대한 성취가 과거의 유물이 되어 그 빛을 잃진 않았는지 엄중히 살펴봐야 합니다.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진행 중인 근로정신대 피해 어르신들의 2․3차 손해배상 소송의 1심 승소 판결이 지난 8일과 11일에 있었습니다.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고도 인정도, 사죄도 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단죄하는 역사적인 판결이었습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역의 자생적 시민연대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 모임’을 중심으로 어린 여학생들을 포함해서 많은 시민들께서 전 국민적인 참여와 연대를 위해 뛰어 주셨고, 일본 현지의 양심있는 시민들께서 ‘나고야 소송지원회’를 결성하여 어르신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기에 버틸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판결을 보며 어르신들과 유가족의 오랜 한을 이제라도 풀어 드릴 수 있게 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거짓을 참으로 돌려놓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광주는 이러한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피해 어르신들의 고통과 상처를 시민 모두가 함께 끌어안으며,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성이 회복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그 일들 중 하나로 31년간 근로정신대 피해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계신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님을 비롯한 ‘나고야 소송지원회’ 회원님들을 광주 명예시민으로 모시고자 하는 절차를 시의회와 함께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 무엇보다 중시되어야 할 가치는 사람이고, 인권 임을 실천해 오신 많은 분들을 모시고, 국내에서 조속히 법적 판단을 마무리 지어 일본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준비해 갈 것입니다.

광주로 갑시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가 뜨거운 화두입니다. 부당한 국가폭력에 맞선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가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무릇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역사 공동체는 어떻게 살 것인 지를 묻고 있습니다.

내 가족과 이웃,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한 광주의 위대한 항쟁이 인류를 각성하고 하고, 연대하게 하는 시대정신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자 애쓰는 광주라서 가능한 일들입니다.
여러분, 이제 다시 광주의 시간입니다!

열린 광장에서, 국민의 힘으로 세운 민주정부와 함께 평화통일의 시대, 시민정치의 시대, 더불어 잘살고 더불어 행복한 세상! 광주가 앞서 나갈 것입니다.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 속에 정부가 확고한 원칙 뿐만 아니라, 여지를 갖고 움직일 수 있는 여러 계기들을 광주가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생명존중, 사람중심의 광주정신을 상생과 평화의 한반도의 중심 가치로 확대시키며, 남과 북이 보편적 의제들을 놓고 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재자로서 역할도 함께 해 갈 것입니다.

2015년 하계U대회 개회식․폐막식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자리를 비워놓고 진정성을 갖고 기다렸듯이,,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통일 한반도의 미래 주역들이 화합하고 연대하는 평화의 장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 광주는 명실상부한󰡐민주의 도시, 평화의 도시’ 입니다. 우리가 역사 속에 품어왔던 평화의 가치를, 세계로 미래로 확대 계승하기 위해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광주가 갖고 있는 민주와 인권, 평화의 가치가 이제 보통명사가 되어 세계 속으로 확대되고, 세계 각국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5․18재단, 5월 관련단체, 시민단체 등과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는 원년의 해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더불어 지난 겨울 광장에서 횃불처럼 타오른 시민참여의 직접민주주의가 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인간 존엄의 가치, 노동의 신성한 대가가 보장받는 사회로 나아가는 일에도 광주가 함께 할 것입니다. 광주형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비롯한 지역과 세대, 계층 간 갈등을 넘어 상생과 협력, 포용과 대타협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의 새 역사에 광주가 희망의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역사의 갈림길마다 숭고한 가치를 수호해 온 광주의 하나 된 몸짓이 평화의 메시지가 되고, 연대와 협력의 역사를 이끌어 내며 후손들의 당당한 미래까지 담아낼 것이라 믿습니다.

선열님들이 이루고자 하신 당당한 조국, 하나 된 민족이라는 역사적 과업만을 생각하며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매일매일을 광주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함께 해 주신 여러분의 마음들이 광주와 대한민국을 보다 희망차게 하는 원대한 힘이 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이 자리가 우리의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앞서 걸으셨던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8. 15.
광주광역시장 윤 장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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