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주민참여 청소체험 보다 나은 배출문화 확립 공감대 형성기여

길을 걷다 항상 보던 쓰레기 수거차의 속도는 ‘느릿느릿’이었다. 하지만 환경미화요원과 청소를 직접 해보니 ‘성큼성큼’이다. 뛰다시피 움직여야 겨우 차를 따라잡는다.

이번에는 종량제 봉투 두 배만한 크기의 쓰레기 뭉치가 기다린다. 주둥이 위로 꾹꾹 눌러 담은 쓰레기는 접착테이프로 얼기설기 고정됐다. 양 끝단을 불끈 들었는데, 쓰레기가 길바닥에 쏟아져 버렸다. 날카로운 참치캔 뚜껑이 봉투를 찢은 것이다.

광주 광산구가 ‘삶의 청소현장’에 참여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올바른 생활쓰레기 배출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삶의 청소현장’은 쓰레기 수거, 거리 청소 등을 주민이 직접 해 올바른 쓰레기 배출 문화를 만들고, 청소행정의 개선점을 파악하기 위해 광산구가 지난 2010년 8월부터 운영하는 제도다.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고 연중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과 함께 한 주민, 사회단체 회원들은 모두 1천487명. 2012년 하반기 ‘삶의 청소현장’은 지난달 31일 막을 내렸다. 주민들은 1주일에 한 번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환경미화요원과 함께 거리를 청소하거나, 종량제 봉투를 수거했다.

참가 주민 대부분은 “직접 겪어보니 청소문제가 구청 몫만은 아닌 것을 알았다”고 입을 모은다. 구청의 행정력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보다 효율적인 청소행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한 것. 무엇보다 쓰레기 배출의 1차 진원지인 가정과 업소가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큰 수확이다.

비아동 김유아(42·여) 씨는 “가정과 업소에서 분리수거만 잘 해도 종량제 봉투는 훨씬 홀쭉해질 것”이라며 “재활용 할 것은 따로 보관해 배출하고, 꼭 버려야 할 것만 내놓는다면 비용, 인력의 수고로움, 환경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미화요원들에게 거리 청소를 다 맡을 수는 없고, 주민들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기회였다”며 “이 경험을 이웃에게 알려 보다 나은 쓰레기 배출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광산구에서 하루 배출되는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품은 모두 101톤. 이 중 생활 쓰레기가 90톤, 재활용품은 11톤이다. 광산구는 우선 가정과 업소가 분리수거를 철저히 지키는 등 생활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비용과 민원 감소, 자원 활용도 상승 등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산구 관계자는 “아는 만큼 보이듯이, 청소체험을 한 주민들이 이웃과 경험을 공유하는 등 여론이 좋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보다 나은 청소행정을 위해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빛가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