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수) - 4월 22일 (토)까지 서울 인사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장상철 작가의 초대전이 서울 인사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4월 12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홍대 출신 중견작가 장상철 선생은 붓과 나이프를 활용하여 자연풍광을 그린다. 작가는 자연과 함께하며 호흡한 들숨을 고스란히 날숨의 추상회화로 표현한다. 자연을 벗하며 느낀 아름답고 순수한 장면들을 화폭에 고스란히 옮기는 작가는 ‘자연과 예술의 접목을 통해 미의식의 완성과 자기실현의 절정을 추구하는 화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장은선 갤러리에 따르면, 미세한 빛과 공기 입자들이 자연물과 함께 뒹굴고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천진하고 신비한 자연의 비경. 비형식적이며 무한하게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가운데 무심결에 빠져든 탐미적인 순간들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기록하려 노력해온 장상철 선생의 작품은 빛과 바람 그리고 나무, 풀 등이 함께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풍성한 자연의 합창이 들려온다.

시기와 날씨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뽐내는 자연의 숨결을 탐구하여 붓과 나이프,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추상화 작업을 해온 작가는 단시간에 마르는 아크릴물감의 특성과 나이프의 면을 활용해 재료질감이 섬세하게 살아있는 작품을 완성한다. 캔버스 위 잔잔한 물결무늬 레이스 같이 남아있는 물감의 흔적들은 작가가 직접 눈과 귀로 체감한 고요함과 생동감이 함께 공존하는 현장의 기온을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탐색하여 자연과 몰아일체를 이루는 과정을 미세한 붓과 나이프 자국을 이용하여 잔잔한 색감의 조형언어로 표현한 장상철 선생의 신작 20여점을 장은선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장상철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 회화과 졸업.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미국 Assi Art Gallery 등 한국과 미국에서 24차례의 개인전을 갖었고 한.중 현대미술 교류전, 투르크메니스탄-국제예술전 등 국내외에서 220회의 단체전에 참가를 하며 꾸준한 작가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MBC미술제 등 에서 수상을 했으며 현재 홍익대에 출강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예술학 장금희 평론] ~무심중의 심미를 통한 물아일체의 조화~

장상철의 그림은 자연(나무와 꽃과 길 외..)의 조화로운 만남을 통해 관조하는 미의식과 생동하는 미감을 살려내는 물아일체의 표현이다.

작가의 그림에는 하늘과 땅의 은근한 만남이 있고 만남의 자리 너머로 구름과 풀잎의 낮은 속삭임이 들려온다. 때로는 , 우거진 숲의 침묵으로 하늘을 물들이는 연기 풀이의 노을이 되기도 하고 혹은, 잠든 벌판의 수런거림으로 채색의 바다를 굽이치는 먼동이 되기도 한다.

하늘 가득히 피어오르는 들녘의 바람꽃은 산자락 물길에 서리는 안개의 활기인가 하면, 땅 위로 파동 치듯 번져 나가는 생명의 율동은 옹골찬 허기이기도 하니, 이 양단의 활기와 허기가 전시작품 전체의 기조를 이루면서 뭇 정령의 이야기를 다양한 색상과 해맑은 색감으로 풀어나간다. 이 웅숭깊은 빛깔 밖으로 배어나는 느낌은 지난날 단조로운 색채의 울림이 오늘날 화사한 색깔의 떨림으로 탈바꿈하여 형성된 기운이요, 느낌 따라 떠오르는 탈화의 영상은 완성을 향하여 날아오르는 날개짓의 당찬 모습이다.

하늘이 내려앉아 풀과 나무의 군락으로 넘실거리고, 땅이 스멀스멀 구름무늬로 피어오르는 약속의 지평에서, 우뚝 자란 한그루 나무 멀찌감치 잔풀 덤불이 다보록이 엉겨 있는 그림은 해후상봉의 그리움을 벅찬 몸짓으로 전환시킨 자기암시의 산물이다. 솟은 나무와 웅크린 관목의 여러 조합으로 나타나는 이 유형은 지난날의 익숙한 연기구름이 바탕에 깔려 있는 작품이기에 발아의 자취를 성숙의 뒤안길로 인도하고, 저물어가는 허공과 고이 차려입은 대지를 상생 공존하는 두 얼굴로 영상화하여 균형감과 조화미를 넉넉히 맛보인다.

인간은 자연에 자신의 흔적(예술의 경우에는 미의식)을 남겨 영원을 이루려 하고 자연은 유위의 인적을 지워 무위의 평등한 가능성을 지켜내려고 한다. 한편, 자연이 지니고 있는 평등한 가능성은 인간이 자연을 인류 보편의 가치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인간의 순수의식은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둘은 길항작용을 하면서도 상호 보완성을 갖는다. 이 양면성을 작가 장상철은 연기풀이의 그림으로 풀어 나타내고 있다.

비어 있음으로 말미암아 인공적인 것을 무위로 환원시키는 변증법적 효능이 생기고, 대칭관계를 이루고 있는 연기풀이에 자연성을 부여한다. 여기서 연기는 인간의 존재 확인에 머물지 않고 자연 발화에 따른 빛의 그림자로 승화되어 작가의 미의식으로 자리한 심상과 일치한다. 이는 나무와 꽃과 숲의 유기체로 전성되어 연기의 바탕이 된 것을 상징하고, 나무가 홀로 놓인 빈 터와 꽃들의 확산에 따라 탈색의 빛깔로 널리 물들어 가는 하늘이 실은 작가의 미의식과 자연이 하나로 만남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나무와 하늘의 그림들은 동일 시공간에 있음을 내비치면서 생명의 동태와 연기풀이 이념이 예술의지를 거쳐 한속의 자연미로 환원되어 감을 가리킨다.

작가는 산에 깃들인 적막을 미의 숨결로 삼아 끊임없이 진화하는 숲의 생멸을 심상으로 그려 온 자연 탐구적 화가에 속한다. 본시 산은 무형무적의 기운이므로 아련한 추억을 화면의 바탕에 남긴 채, 갖가지 나무와 풀이 인적과 더불어 세상을 상징한다. 수풀의 물결은 생명의 율동이요, 나무의 나이테는 생멸의 영원한 순환이며, 산으로 난 작은 길이나 승천하는 연기는 인적의 표상이다. 때로는 한 그루 나무가 화면의 한쪽에 서서 천지를 품기도 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정신이 깃들어 있고 그 정신은 시간의 흐름을 꿰뚫어 자아실현을 다짐한다. 그러나 인간은 여린 존재로 기약 없는 기다림에 곧잘 무너지기 일쑤인지라 찰나의 움직임을 불멸의 시간으로 살려내는 미 체험에 몰입함으로써 영원의 일부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작가 장상철의 예술혼이자 세계관이라고 할 때 공간의 대비와 분할을 통해 달리 나뉠 듯이 합체로 모아지는 이중 공간화에서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의 가운데쯤에 자리한 나무나 흩뿌리는 빛의 파장은 정신의 역할을 나타내고, 차분한 색조와 나무가지를 강조한 줄기들의 군무는 순간과 영원을 동시 공존으로 상징한다.

작가 장상철은 자연과 예술의 접목을 통해 미의식의 완성과 자기실현의 절정을 추구하는 화가이다

그의 자연은 낱낱의 이름과 개성을 떠나 통일미를 구현하는 전체의 길잡이로 작용하고, 미적 주체로서의 인간정신은 화폭 한쪽에 곧잘 일엽편주로 형상화한다. 미의 본체는 조화와 상응의 일반원리를 넘어 독자적 생명을 갖춘 영구성으로 나타나고, 독자적 생명의 불멸성은 자생의 활력과 생동감에서 비롯된다. 또 불변의 자생력은 무념무상의 진공상태에서 작업할 때라야 얻을 수 있으므로 무아관찰과 무심감응은 미의식의 구현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나무는 태초의 허무와 줄기찬 태동을 암시하고, 꽃과 열매들은 예술미의 온전한 실현을 염원한다.   그림의 바탕이 되는 색조와 형태는 은근한 색감과 미세한 음영이 주조를 이룬다. 작은 빛깔 무늬와 빛의 입자가 한데 어우러진 그림은 정중동의 활기를 표시하며, 뚜렷한 형상으로 빛이 약동하는 그림은 온갖 자연현상이 허공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나타낸다.

또한 노을빛 푸른 하늘은 자연의 영원 회귀를 상징하고, 노을 일색의 천지와 창천 일도의 천지는 백지상태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작가의 이번 작품 중 다수의 것들이 이와 같은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생동감이 넘치는 그림에서 그 같은 요소를 쉬이 찾아볼 수 있거니와 나무와 꽃이 일체화한 숲의 영상과 약동하는 빛의 흐름은 정적의 대기 속에서 우러나온 자생력의 소산으로서 자체를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작가의 그림은 인위의 틀을 벗어나 인간과 자연을 일체화하는 미의식의 해석과 체험을 통해 진정한 자연미를 그려내는 작가로 머지않아 승천할 것임을 믿는다.

눈길로 시작된 미의 추구는 산과 바다를 지나 마음의 천공 속에 둥지를 마련한다. 그러나 일순의 마무리는 곧장 재출발로 이어져 미완성의 탐구는 머무름도 쉼도 용납하지 않는다. 길은 길로 이어져 그 끝을 알 수 없듯이 미의 추구는 가없는 인생의 방랑길에 다름 아니다.일엽편주에 보이지 않는 몸을 실은 예술혼으로 망망한 미의 세계를 헤쳐가야 하는 구도의 길이다. 샘솟는 열정으로 자아의 성찰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오직 무심중의 심미로 미 세계를 환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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