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목)부터 30일(수)까지 광주동구 갤러리 D에서

배롱나무 꽃이 꽃구름처럼 피어나는 명옥헌의 아름다움을 담은 전시가 열린다. 황항윤 작가(1953~) 가 지난 6년간 명옥헌의 아름다움을 담아 촬영한 작품들을 모아 출간한 ‘명옥헌’의 출판기념 전시가 오는 24일(목)부터 30일(수)까지 갤러리 D(동구 중앙로 소재, 관장 강경자)에서 열린다.

23일 갤러리D에 따르면, 담양에 위치한 명옥헌은 조선 중기 지어진 민간 정원으로 넓은 바위 위로 흐르는 물이 떨어지며 부딪쳐서 울리는 소리가 꼭 옥구슬이 구르듯이 상쾌하다고 하여 '명옥헌(鳴玉軒)'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담장이 없는 자연 순응적인 정원 양식을 따르고 있는 정자에 앉아 있으면 아름드리 배롱나무 고목 군락과 산새들의 소리와 어우러져 태고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황항윤 작가는 지난 2005년 명옥헌 정자 기둥에 붙은 주련을 읽게 되면서 명옥헌에 사로잡혔다고 털어놓는다. 고려 시인 정지상이 쓴 작품 ‘송인’의 시구 중 한 구절인 “별루년년첨록파(別淚年年添綠波): 이별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이 더해지니”를 읽고 작가는 한시에 담겨 있는 높은 철학적 안목에 영감을 얻은 후 지금까지 계속 명옥헌에 방문하며 자신이 느꼈던 감동의 기록을 모았다.

“명옥헌은 예술 그 자체다.” 라고 말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는 명옥헌의 사계뿐 아니라 기둥의 ‘주련’에 대한 이야기, ‘명옥헌’ 당호에 대한 이야기, ‘삼고’ 편액에 대한 이야기, ‘상지와 하지’에 대한 이야기, ‘효자비’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아내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사계의 아름다움과 풍광을 담아 낸 작가의 사진들은 숲과 나무, 바위와 연못이 어우러진 정자에서 경서를 읽고 마음을 수양하며 세상사로 피로해진 몸을 명옥헌에 기대어 어우리던 우리 선조들의 청초한 삶과 정신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

특히 작가는 광주대학교 오상조 교수의 가사문화권을 사진으로 찍어보라고 권유한 말이 계기가 되어 명옥헌이 지닌 아름다움의 유래를 만나기 위해 평소 수량이 적은 계곡 사이로 풍부한 물이 흐르기를 기다렸다. 장마철에나 가능한 이 장면을 담기 위해 수년을 기다리던 작가는 올해 7월 폭우로 촉촉이 젖은 명옥헌 절경을 만나게 된다. 수년의 기다림 끝에 얻는 이른 새벽 배롱나무 꽃이 만발한 명옥헌 정원 연못에 비친 아름다운 풍경은 시적인 장면과 흡사한 풍경을 자아낸다. 산봉우리 너머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은 장관은 보랏빛 꽃술과 함께 현란하다.

또한 조경 솜씨가 뛰어나 조선 정원 조경의 중요한 연구 자료로 쓰이고 있는 명옥헌의 공간 구축을 다루며 윗 연못과 아래 연못의 조형적 언어가 함의하고 있는 상징들을 담은 작품 ‘상지와 하지’와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효자비’에 감동적인 주련을 해석한 캘리그라피를 작품을 더해 전시의 볼거리를 더한다.

학교법인 석산학원 손용선 이사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오늘날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삶과 그것을 지켜보는 자연을 자신만의 표현방법인 구도와 상징으로 각색해 한 편의 서사를 바라보는 것 같다”며 “작가의 원숙한 시선과 계절이 잘 접목되어 새로운 사진 정신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 복지분과 상무위원 박영기 철학박사는 “자연과 정자를 마주할 시간이 부족한 현대에 명옥헌은 욕심을 비우고 자연을 관조하며 하늘이 주신 본래 성품대로 살아가라는 성현의 옥소리 같은 가르침처럼 다가온다”며 “명옥헌이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의 축하 인사를 전했다.

황항윤 작가는 1953년 전북 김제출생으로 조선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및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명앙정 송순 선생의 성리학을 사숙하고 김제향교 윤주남 전교와 사진가 윤용대 작가에게 한학과 사진을 지도를 받았다. 동시에 시인인 그는 문학광장 신인문학상(2010)을 수상했으며 문학광장 시부문 등단(2010), 광주·전남문학대표작선집 시편 발표(2012) 했고 오대교 시인, 한국지역문학인협회 황하택 이사장, 호남대학교 함수남 교수 등의 추천을 받았다. 현재 광주 석산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 명앙학연구소 소장,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교직에서 39년여 동안 제자들을 가르친 그는 이번 출판 기념전을 통해서 영예스런 정년퇴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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