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선 발굴 40주년 기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송의정)은 신안선 발굴 40주년을 맞아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을 개최한다. 서울에 이어 순회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보물과 국립광주박물관의 운명적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신안해저선에 대한 발굴은 1975년 8월 전남 신안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도자기 6점에서 비롯되었다. 이 도자기들은 650여년 전 중국 원元(1271-1368) 나라의 용천요(龍泉窯)라는 가마에서 만든 청자들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바다 속에서 잘 보존된 원대 도자기의 존재는 국내외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신안 앞바다에서는 몰래 도자기를 건져올리는 도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문화재관리국(지금의 문화재청)은 1976년 10월 27일부터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하여 신안해저선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1984년까지 9년여 동안 11차례에 걸친 수중발굴을 통해 배와 함께 실려 있었던 각종 물품 2만 4천여 점과 동전 28톤 상당의 엄청난 양의 문화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 수많은 문화재들 중 1만여 점(동전포함)을 선별하여 공개한다. 그동안 신안해저선과 관련하여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1986년 ‘신안해저인양유물전’, 2013년 ‘신안해저의 보물’ 특별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 개관 이래 단일 전시로는 최다 수량의 전시품이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특별전은 총 3부로 구성]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도입부 ‘14세기 최대의 무역선’ 에서는 신안해저선의 침몰과 발굴에 대하여 알아본다. 신안해저선이 출발했던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닝보(寧波)항에서부터 일본의 하카타(博多)항에 이르기까지의 해상무역로와 배의 구조를 영상과 모형을 통해 소개한다.

제1부 ‘보물창고가 열리다’ 에서는 신안해저선에 실려있었던 동전과 자단목, 도자기, 금속품과 향신료 등을 소개한다. 아울러 오랜 항해를 했을 선원들과 승객들의 선상생활은 어떠했을지 그들의 생활을 살펴본다. 아울러 신안해저선에 실려있던 도자기들 중 4천5백여점을 수장형 전시장을 통해 공개한다.

제2부 ‘신안해저선의 문화기호’에서는 복고풍의 그릇들과 차茶, 향香, 꽃꽂이 등과 관련된 문화재들이 전시된다. 신안해저선에 실려있던 화물들을 통해 당시 중국과 일본의 취향과 상류층의 문화생활을 살펴보며, 당시 중국,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려의 문화도 함께 소개한다.

제3부 ‘신안선의 보물과 국립광주박물관’은 광주 전시에서만 새롭게 추가하여 선보이게 된다. 신안해저선에서 나온 문화재는 이 지역에 새로운 박물관의 탄생을 예고했고, 급기야 1977년 1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1년 6개월만인 1978년 12월 6일, 국립광주박물관이 개관하게 되었다.

당시 신안해저유물실이 마련되어 지역민들 뿐 아니라 국내외 학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광복 이후 우리 손으로 세운 최초의 국립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개관 당시 전시실과 이를 관람하는 사진자료 및 영상을 통해 국립광주박물관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효시가 된 신안해저선의 발굴은 이후 태안의 마도선 등 수중문화재 조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를 통해 발굴된 문화재들은 14세기 동아시아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신안해저선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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