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 싼 태국 물량 줄이고, 값비싼 중국과 미국에 “물량 몰아주기”

정부가 지난해 쌀 의무 수입량(408,700톤)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쿼터로 전환하지 않아 2천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것으로 지적되었다. 또 태국에 대해서는 국별 쿼터를 폐지한 반면, 중국과 미국에는 오히려 쌀 수입물량 몰아주기를 하며 값 비싼 쌀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이개호 의원실(더불어 민주당, 담양·함평·영광·장성)에 제출한 “2015년 의무 수입량(TRQ) 구매입찰 결과 자료”에 따르면 태국산 톤당 계약 단가는 438.34달러인 반면, 중국산은 밥쌀용이 998.39달러, 가공용이 881.91달러로 태국산에 비해 560.05달러, 443.57달러가 각각 더 비쌌다. 미국산 역시 밥쌀용은 477.23달러, 가공용은 375.98달러가 태국산보다 더 높았다.

정부는 지난 2014년 9월 쌀시장 개방을 선언하면서 513%관세율과 함께 기존에 의무적으로 사주었던 중국(116,159톤), 미국(50,076톤), 태국(29,963톤), 호주(9,030톤)에 각각 배정했던 국별 쿼터물량 205,228톤을 글로벌 쿼터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의무쌀 수입을 하면서 글로벌 쿼터로 전환하지 않아 혈세가 수천억원이나 낭비된 것이다.

쌀시자장 개방 후 지난해 중국에서 도입하기로 계약한 물량은 218,339톤으로 금액은 2,182억원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태국산 가격으로 도입할 경우 1,071억원이면 도입이 가능하여 1,110억원을 추가 지출한 셈이다.

미국산 역시 계약물량이 170,130톤으로 1,597억원에 달하지만 태국산 단가로 도입할 경우 745억원만 소요되어 852억원을 더 지출한 결과를 초래 했던 것이다. 호주산 역시 10,000톤을 계약하여 태국산 가격을 적용할 경우 48억원을 더 지출했다.

이처럼 글로벌 쿼터를 적용하지 않아 농민들에게 지원되어야 할 혈세가 낭비된 금액만도 2,010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2015년 정부가 도입한 수입 의무량(TRQ) 구매 결과를 보면, 국별 쿼터가 폐지된 국가는 태국에 불과하며 중국과 미국에는 오히려 쌀 수입량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 그동안 유지해온 중국의 국별 쿼터는 116,159톤임에도 지난해 계약한 물량은 218,339톤으로 102,180톤을 더 수입했다.

미국 역시 쿼터 물량은 50,076톤이지만 실제 계약한 물량은 170,130톤으로 120,054톤이나 증가하였다. 국별 쿼터를 폐지한 국가는 태국으로 쿼터물량이 29,963톤이지만 계약물량은 6,752톤으로 23,211톤이나 줄었다. 정부가 쌀값 하락으로 시름이 깊어가는 국내 농민들은 외면한채 단가가 싼 태국 물량은 줄이고 가격이 비싼 중국과 미국, 호주 물량은 늘려서 계약을 한 것이다.

이개호 의원은 “올해 신곡 출하를 앞두고 국내 쌀값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며 ”글로벌 쿼터로 전환하지 않아 농민들에게 지원되어야 할 혈세가 2천억원이나 낭비되고 여전히 밥쌀용 쌀을 수입하여 국내산 쌀값을 떨어뜨리는 박근혜 정권은 농업포기 정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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