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조정안 손실보상 대책 없어… 난방공사 4,500억, 광주광역시 5,000억 손실추산 /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나주SRF 갈등 깊어져… 산업부·환경부는 강 건너 불구경 / 양향자 의원, “나주SRF 갈등 부채질

나주 SRF열병합발전소(이하 나주SRF)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국무조정실 조정안에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와 광주광역시(이하 광주시)의 손실금액 1조 원에 대한 보상 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국정질의를 하고 있는 양향자 의원
▲ 국정질의를 하고 있는 양향자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소속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이 한난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나주SRF 국무조정실 조정안’에는 한난과 광주시의 손실보상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양 의원이 한난과 광주시의 자료를 기반으로 추산한 예상 손실금액은 약 1조 원에 달한다.

양향자 의원에 따르면, SRF(Solid Refuse Fuel) 발전소는 각종 생활폐기물 가운데 종이나 목재, 비닐류 등 가연성 물질만 걸러내 만든 연료를 기반으로 한 발전시설이다. 나주 SRF는 2008년 정부의 <폐기물에너지화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돼 한난이 나주 혁신도시에 2,700억 원을 들여 건설했다.

나주SRF는 2017년 시운전 도중 환경오염배출물질 발생과 광주 SRF반입 반대를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하자 나주시가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5년간 정상 가동을 하지 못했다. 한난에 따르면 이 기간 재무상 손실액은 2,7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후 소송전 끝에 올해 6월 한난이 나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사업개시신고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나주SRF는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7월 20일 국무조정실에서 조정안을 대놓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조정안에는 △나주SRF 2032년까지 가동 △2032년 이후 나주SRF 연료전환 △광주광역시 소각장 건설 및 나주시에 협력금 지급과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한난과 광주시의 손실금액을 보상하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난은 조정안에 따라 2032년에 나주SRF을 시한부 가동할 경우 최소 4,561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나주SRF 시설을 재생에너지 시설로 변경할 경우 기존 시설의 이용이 불가능하므로 새로운 신규 시설을 건설하는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한난은 조정안 수용시 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빗발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용 불가 방침을 회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의 손실금액도 최대 5,057억 원에 달한다. 광주시는 2013년 나주SRF가 광주시의 폐기물로 만든 SRF연료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2016년 상무 소각장을 폐쇄했다. 또 나주SRF가 5년간 미가동되자 매립량을 2배로 늘리게 되면서 매립장의 수명이 30년 가량 단축되었다. 광주시가 이번 조정안에 따라 다시 폐기물 소각장을 짓게 되면 최대 4,0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한편 SRF 발전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정부의 갈짓자 정책이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환경부는 나주SRF 시험가동 중에 수도권에서 SRF 사용을 금지하면서 갈등을 키웠고, 2019년 산업부가 SRF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면서 쐐기를 박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산업부와 환경부는 이번 조정안이 공개될 때까지 그 내용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양향자 의원은 “나주SRF 열병합발전소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정책인데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니 나주 시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갈등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산업부와 환경부는 갈등 조정은커녕 5년간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국무조정실 조정안은 지역난방공사와 광주시에 대한 손실보상 대책이 빠진 ‘앙꼬없는 찐빵’”이라며 “이해당사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조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조정실 중재안에 따른 한국지역난방공사 손실금액 추정>

 

구 분

금 액

비고

기존 발전설비 매몰 비용

1,561억 원

2018년말 기준 SRF발전소 매몰비용

발전설비 미가동에 따른 영업손실

3,000억 원

(200억원/년)

200억원 * 발전소 잔여가동연한(15년)

재생에너지 연료전환 시설 구축 비용

최소 2,700억원

기존 시설 이용 불능으로

신규 시설 건립 필요

 

합 계

4,561억 원 + α

출처: 한국지역난방공사, 양향자 의원실 추계)

국무조정실 중재안에 따른 광주광역시 손실금액 추정

 

구 분

금 액

비고

신설 소각장 건설비

2,400~4,000억 원

정부 정책에 따라 2014년 기존 상무소각장 폐쇄

매립장 수명 단축 손실

110억 원

’68년 → ’40년으로 단축

기존 SRF제조시설 매몰비용

947억 원

국비 453/청정빛고을 494

(광주시 61억원 출자)

 

합 계

최소 3,457억 원 ~ 최대 5,057억 원

(출처: 광주광역시, 양향자 의원실 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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