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서 파란만장한 삶 그린 국악뮤지컬 공연에 기립박수 열광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국악뮤지컬 ‘인동초처럼 살리라’가 14일 저녁 광주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성황리에 공연됐다.

이날 공연장에는 박준영 전라남도지사와 배기운 국회의원, 전남도의원, 광주시의원, 시도민 등 모두 650여명이 참석해 도립국악단원들의 뛰어난 연기와 색다른 무대 연출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공연은 전남도와 전남문화예술재단이 지난해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공연으로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와 여수시민회관에서 공연한 이후 작품의 완성도를 더 높여 광주무대에 올린 것이다.

전남도립국악단 창악부와 무용부, 기악부를 주축으로 객원 배우 등 모두 100여명이 공연해 김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시대별 파노라마식으로 조망했다. 인물의 단순한 일대기가 아닌 제3자적 관점에서 이 땅의 자유와 민주, 인권, 평화의 꽃을 피운 김 전 대통령의 삶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기록을 디지털 영상으로 담은 입체 무대공간에서는 배우와 영상이 한데 어우러져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5․18 장면에서는 ‘광주시민 여러분!’ 하면서 여배우가 울부짖어 객석에서는 숨소리 하나 나지 않았고 많은 관객들은 그 날을 회상하는 듯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을 고문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두 손을 불끈 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예술총감독은 박승희 전남도립국악단 상임지휘자가, 시나리오는 오페라 전문 극본가인 이강윤씨가, 안무는 서울 G20 정상회의 폐막공연 안무를 맡았던 이영일씨가, 연출은 이재성 경기가천대학교 연기예술학과 교수가 맡는 등 국내 최고의 기량을 가진 객원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해방둥이로 김 전 대통령을 삶의 지표로 삼았던 세 친구가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지쳐 다른 길을 걷다가 병을 얻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친구로 인해 2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국악뮤지컬은 총 7장로 진행됐다.

1장은 거친 시대가 만들어 준 소명, 2장은 어둠의 진창에서, 3장은 죽음은 견딘 영혼, 4장은 죽음의 시대, 5장은 시련의 꽃 인동초, 6장은 허무의 시대, 7장은 영광의 시대, 프롤로그는 ‘화해와 평화’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이 살아왔던 고난과 역경, 보람과 환희의 삶을 담았다.

50대의 한 관객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때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것이 생각나 저절로 눈물을 흘렸다”며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실이 배경 영상과 연기로 잘 표현돼 그분의 삶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분이 추구했던 자유와 민주, 인권, 평화의 의미가 이 작품을 통해서 이제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적으로 공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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