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60년 토박이 윤경자·김용시 부부, 함평 엄다면에 터전 / 1인 가구 겨냥 신소득 작목 ‘인기’

“공기 좋은 곳에서 스트레스 없이 살다 보니 아픈 몸이 싹 나았어요. 직장생활보다 농사일이 훨씬 고되긴 하지만 매일매일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애플 수박을 수확하고 있는 김용시씨
▲ 애플 수박을 수확하고 있는 김용시씨

전라남도 함평군 대동면에 거주하는 윤경자(64)·김용시(66) 부부는 최근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함평 대표 특화작물인 ‘애플수박’이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26일 함평군에 따르면, 엄다면 성천리에 4,600㎡(1,400평) 규모의 애플수박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당초 미니단호박, 양상추, 고추 등 다양한 작목의 재배를 시도하다, 신 소득 작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수박으로 주 작목을 변경했다.

애플수박은 일반 수박에 비해 크기가 4분의 1 수준(500g~2㎏)으로, 크기는 작지만 당도가 10~12브릭스로 높고 껍질이 얇은 것이 특징이다. 매년 3월에 심고 3개월여 지난 5-6월께 재배하게 되는데, 타 작목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작목이고 재배 환경도 까다롭기로 소문나 있다.

“애플수박은 사과처럼 손쉽게 깎아먹을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적어 1~2인 가구와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신소득 작목이라는 가능성과 기대감을 갖고, 2019년 함평 농가 중 처음으로 저희가 애플수박을 재배하기 시작했죠.”

부부는 사실 함평 출신이 아니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 60년 넘게 대전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4년 전 함평으로 귀농한 부부의 사연은 남다르다. 어느 날 아내 윤경자씨에게 갑작스런 병마가 찾아오면서부터다.

“7년 전 아내가 암 수술을 하게 되면서 휴양 차 제 동생이 있는 함평으로 매주 주말마다 내려오게 됐어요. 함평에 와서 보니 공기도 맑고 살기도 좋고, 이곳에서 눌러 살고 싶더라고요. 퇴직 전부터 대전에서 주말농장을 취미로 운영했었는데 진짜 내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에 귀농하게 됐죠.”(김용시)

평생을 회사생활만 해 오던 부부에게 농사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함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재배 기술교육을 틈틈이 수강하고, 현장컨설팅 지원 사업 등을 받으며 차근차근 하나씩 배운다는 마음으로 농사에 몰두했다.

“실제 농사를 지어보니 주말농장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나름대로 애플수박의 전문가가 되어 가고 있어요.”(윤경자)

매일 푹푹 찌는 비닐하우스에서 애플수박과 씨름하고 있지만, 부부의 귀농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시끄러운 소음과 스트레스에서 멀어져서 살다 보니 몸은 물론, 마음까지 건강해짐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농촌지역 일손부족이 심각하고 인건비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매일매일 구슬땀을 흘린 만큼 잘 자라나는 애플수박을 보면서 보람찬 귀농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애플수박이 함평의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묵묵히 할 생각입니다.”

한편, 함평군에서는 현재 12개 농가가 4.2㏊ 면적의 애플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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