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과 20일 전일빌딩 9층 ‘오월어머니 – 트라우마 사진전’ 전시장에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송선태, 이하 ‘5·18조사위’)는 지난 5월 19일과 20일 전일빌딩 9층 ‘오월어머니 – 트라우마 사진전’ 전시장에서 5·18민주화운동 진압작전에 참가한 계엄군 3명이 5·18희생자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 10명과 만나 사죄하고 용서를 받는 만남의 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 관련사진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 관련사진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24일 5.18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만남은 5·18조사위가 당시 계엄군들의 방문전수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하고 싶다는 일부 계엄군의 요청을 받았고, 5·18조사위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제안하여 성사되었다.

이번 만남에는 당시 제3공수여단 김○○ 중사와 박○○ 중대장이(5월 19일 14시), 제11공수여단 최○○ 일병이 참여하였고(5월 20일 14시), 5·18 피해자 가족들은 김경철(5·18 최초 사망자) 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 등을 비롯해 10명이 참석했다. 제3공수여단 소속 계엄군이었던 김○○, 박○○ 씨는 유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머리 숙여 사죄한 후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우리가 당시 너무 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경철 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가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끌어안고 “이제라도 찾아와줘서 고맙다. 무참하게 죽어간 내 아들을 만나는 것 같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어 두 계엄군은 당시 현장에서 자신들이 목격한 장면과 진압과정에서 대검으로 시위대를 찔렀던 과정 등을 증언하였고, 유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양심선언과 증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느냐”며 계엄군들이 가지고 있는 무거운 기억과 트라우마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 관련사진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 관련사진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추혜성 5·18부상자 부인은 “그동안 우리 유족어머니들은 용서해주고 싶어도 용서할 상대가 없었다. 비록 늦었지만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 당신들도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려와 고생했는데, 우리도 피해자지만 당신들도 또 다른 피해자임을 알고 있다”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했다.

다음날 유가족들을 만난 제11공수여단 최○○ 일병은 “오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용서해주신 그 마음을 다른 계엄군들에게도 알려서 더 많은 제보와 증언이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 5·18조사위 허연식 조사2과장은 “어머님들이 계엄군들의 사죄와 고백을 받아주시고 용서해주시면 더 많은 계엄군들이 마음을 열고 증언과 제보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더 많이 만들도록 5·18조사위가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만남의 자리를 계속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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