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성산계류탁열도’ 올 여름 마지막 재현행사 / 내년부턴 담양군과 공동 개최, 전국 문인들의 참여 유도할 터

흐르는 물에 탁족을 하고 더위를 물리친 채 나라 일을 논했던 옛 선비들의 정취가 담겨진‘성산계류탁열도와 소쇄원 48영’세번째 재현행사가 오는 4일 펼쳐진다.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달 두 차례 재현행사를 통해 지역 문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재현행사를 이날 오후2시 광주 충효동 환벽당 아래 용소와 담양 소쇄원에서 올 여름 마지막으로 진행해 시민들의 역사적 사실과의 만남을 추진한다.

문화관광 상설프로그램 ‘무등산의 사계’중 여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는 서하당 김성원의 문집인 ‘서하당 유고’와 소쇄원에 관한 내력을 담고 있는‘소쇄원 사실’을 나경수 교수(전남대), 임준성 교수(조선대)의 번역과 정재경씨(방송작가)의 시나리오로 선비들의 고결한 정신과 숨결을 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산계류탁열도는 1590년 식영정과 환벽당, 서하당, 소쇄원 등을 중심으로 시단을 형성했던 김성원, 김부륜, 양자정, 최경회, 정암수 등 11명의 선비들이 복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시회를 열었던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김성원의 문집인 서하당유고와 정암수의 문집인 창랑유집에도 전해오고 있다. 이들은 1589년 기축옥사라는 시대의 격랑속에서 원효계곡을 중심으로 시가문화를 형성했던 중심인물이자 임진란의 격변기에 몸을 던져 의병활동을 전개했던 사람들이다.

재현행사는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열 한 명의 선비들이 뚜벅뚜벅 걸어서 혹은 말을 타고 와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인사를 주고받은 뒤 주인인 서하당 김성원을 맡은 임준성 교수의 안내로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담소와 학문을 연찬하는 토론, 각자의 소회를 그림이나 시, 거문고 연주 등으로 표현하는 마당, 탁족 및 복달임을 음식 먹기 등을 펼친다.

이어 소쇄원에서는 48영의 시 중에서 행위요소로 재현이 가능한 16가지가 구현된다. 소쇄원도는 1755년 만들어진 목판원도로 소쇄원의 경관과 행위, 사상 등을 담은 그림에 하서 김인후의 48영이란 시를 도판 위에 각자로 새겨놓은 것으로 소쇄원의 공간에 담긴 원림 조성의 원칙과 미학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유품이다.

재현행사는 소쇄원의 주인 양산보와 하서 김인후가 소쇄원의 경관을 살펴보며 각 공간에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한 문답을 주고받으며 제목을 붙여 가는 것으로 소쇄원에서 이뤄진 행위 16가지가 등장한다. 선비들은 못가 언덕에서 더위를 씻고, 작은 연못에 노니는 물고기를 보며 삶의 이치를 깨닫고, 탑바위에 정좌하고 묵상에 잠겼다. 평상바위에서 우레 소리를 내며 장기를 두고, 옥추에서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벗을 그리워하는 장면 등이 실감나게 연출되는 것이다.

박선정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이번 재현행사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내년에는 담양군과 공동개최를 추진하고, 문학적인 요소가 강한 콘텐츠인만큼 전문 문학인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문화재단이 준비한 무등산의 사계 상설문화관광상품 여름편의 마지막 시간인 4일은 옛 선비들이 그들의 공간에서 무엇을 사유하고 행동했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이번에도 직접 선비로 분장하거나 관람을 원하는 시민 누구든지 참여 가능하다.
 

저작권자 © 빛가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