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상 첫 종합 1위! 12일 간의 기록 경신 및 종목 별 이슈를 돌아본다

7월 14일, 제 28회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끝이 났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빛을 테마로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첫 장을 화려하게 열었던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에서도 컬쳐버시아드로서의 장엄함을 선보이며 12일 간의 성대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15일 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총 143개국 12,885명(선수 8,272, 임원 4,065, 심판 548)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의 최다 참가국은 러시아로서 928명이었고, 일본이 678명, 미국이 608명, 중국이 587명, 그리고 한국 552명 순이다.

총 272개의 금메달에 야구 공동우승(대만, 일본) 및 수영 남자 200m 개인혼영 공동우승(호주, 미국)에 따른 메달 2개가 별도로 추가됐다.

한국이 역대 유니버시아드 사상 첫 종합 1위를 거둔 이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총 21개 종목으로 기본종목 13개와 8개의 선택 종목으로 골프, 배드민턴, 사격, 야구, 양궁, 조정, 태권도, 핸드볼이 채택되었다.

또 세계 유명 해외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내년 리우 올림픽을 앞둔 별들의 전쟁이 펼쳐졌고, 경기 종목에서도 많은 이슈와 이변들이 속출했다. 총 31개의 유니버시아드 기록이 경신되었고, 그 중 한국 여자 양궁에서 세계신기록 2개가 터져 나왔다.

장장 12일 동안 세계 젊은이들의 뜨거운 젊음과 청춘이 어우러진 세계 스포츠 제전,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남긴 기록들을 살펴본다.

◆ 1. 국가별 종합 순위 및 금메달 다관왕은 누구? / 이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이 총 108개(금 47/ 은32/ 동29)로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러시아가 122개(금34/ 은39/ 동49), 3위는 72개(금34/ 은22/ 동/16)를 따낸 중국이 차지했고, 그 외 4위는 일본 5위는 미국이 순위를 기록했다

 총 27개 종목이 진행됐던 지난 2013 카잔유니버시아드에서는 러시아가 총 292개(금156/ 은74/ 동62) 메달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중국, 3위는 일본이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41개(금17/ 은12/ 동12)로 4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중국이 총 81개(금 41/ 은27/ 동13) 메달로 1위를, 러시아가 총 82개(금26/ 은22/ 동34)로 2위를 기록했고, 한국은 총 55개(금26/ 은12/ 동17)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금메달 다관왕 기록도 화려하다. 이번 유니버시아드의 금메달 4관왕은 미국의 여자 수영 선수 섀넌 브릴랜드(Shannon Vreeland)가 차지했다. 섀넌 브릴랜드는 여자 100m 자유형/ 200m 자유형/ 4x100m 계영/ 4x200m 계영에서 4개의 금메달을 땄고, 4x100m 혼계영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3관왕도 11명이나 된다. 한국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는 금메달 3개(개인종합/볼/후프)와 은메달 2개(곤봉/리본)를 추가했고, 중국 남자 사격의 양하오란은 금메달 3개(남자 개인 50m 소총3자세, 남자 단체 10m 공기소총, 남자 단체 50m 소총3자세)와 함께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그 외 체 샤오시(중국 탁구), 김기정(한국 배드민턴), 김종호(한국 양궁), 이브게니 카프치노프(러시아 수영), 이승윤(한국 양궁), 리우 지구오(중국 사격), 박대훈(한국 사격), 신승찬(한국 배드민턴), 빅토리야 즈야브키나( 카자흐스탄 여자 육상) 등이 금메달 3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선수단의 금메달 2관왕 기록도 돋보인다. 양궁의 기보배, 송윤수를 비롯해서 사격 부문의 장하림, 한지영, 김지혜, 골프 종목의 이정은과 테니스의 정현, 배드민턴 부문의 김사랑, 전혁진, 이소희, 성지현 등 총 11명이 금메달 2관왕을 달성했다.

메달 전체 다관왕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대표팀인 올레그 베르니아이에브(Oleg Verniaiev)선수가 남자 기계체조 6관왕을 기록했다. 개인종합과 평행봉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고, 마루에서는 은메달을, 링과 도마 그리고 남자단체전에서 동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 2. 대회 기록 경신은 누가, 얼마나? / 이번 대회에서 메달 개수가 많은 수영, 사격, 육상, 양궁 등 4개 종목의 기록 경신도 돋보인다.

12일 간의 대회 기간 동안 총 31개의 기록 경신이 이뤄졌고, 그 중 세계신기록이 2개,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록 29개가 경신되었다. 그 외 육상 100m에서는 김국영 선수가 한국신기록(10.16초)을 수립하며 기록 종목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수영 종목의 기록 경신은 남자보다는 여성 파워가 돋보였다. 총 5개의 기록 경신 중 4개가 여자 수영 부문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국은 이번 유니버시아드 수영 종목에서 여자 개인전 400m 자유형과 단체전인 여자 400m 계영, 여자 4×200m 계영에서 3개의 기록 경신을 이뤘다.

육상에서는 남자 100m 달리기와 여자 3000m 장애물 경주, 여자 20km 경보 부문에서 3개의 기록 경신이 이뤄졌다. 남자 100m 달리기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Simbine Akani 선수가 준결승에서 10.00를 기록하며 1차 대회 기록을 깨뜨렸고, 이후 결승에서는 9.97로 자신이 세운 기록을 한 번 더 경신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대로 효자 종목인 양궁 부문에서는 한국의 선전이 눈부셨다. 한국 여자 양궁 기보배 선수의 리커브 개인전(686)과 여자 리커브 단체전(2038)에서 세계신기록 2개가 터져 나왔다. 총 10개의 기록 경신 중 멕시코 선수의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을 제외한 9개 기록 경신이 한국 대표팀의 성과물이다. 지난 카잔 대회의 선택 종목에서 누락되었던 아쉬움을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채운 셈이다.

사격에서는 모두 13개의 대회 기록 경신이 이뤄졌다. 한국 대표팀은 김현준(남자 50m 소총복사), 박대훈(남자 50m 권총)과 김지혜, 조문현, 한지영이 여자 25m 권총 단체전 예선에서 3개의 대회 기록 경신을 이뤄냈다.

◆ 3.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빛낸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 /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2연패를 겨냥한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의 메달리스트들과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의 화려한 경기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받았던 벨기에 육상 선수 토마스 반데르 플레센은 말 그대로 인간 승리를 거뒀다. 지난 카잔 유니버시아드의 육상 10종 경기 금메달리스트인 플레센은 이후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었다. 하지만 그는 암과 싸우면서도 두 번째 유니버시아드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고, 세계인의 관심과 격려 속에서 또 다시 광주 유니버시아드의 육상 10종 경기에 도전해 총 7952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아제르바이잔에 귀화했지만 런던 올림픽 성적이 떨어지자 외면당했던 헤일 이브라히모브(Hayle Ibrahimov) 선수는 이번에도
육상 남자 5000m 부문에 출전했고, 지난 카잔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올해도 2연패를 달성했다. 2013년 카잔에서 13:35.89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그의 올해 기록은 13:44.28이다.

여자 세단뛰기 유럽 챔피언인 러시아의 예까쩨리나 코녜바(Ekaterina Koneva)는 2011 셴젠 대회와 2013 카잔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유니버시아드 3연패를 달성했다. 카잔 대회에서는 14.82m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이번 대회에서의 기록은 14.60m다.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호주의 여자 100m 허들 미셸 제네커도 이번 대회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제네커는 2012년 바르셀로나 IAAF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시합 전 워밍업으로 춤추는 장면이 유투브에 올라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후 유명 스포츠지의 수영복 화보 모델까지 했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해 운동선수로서의 본분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일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 100m 허들 3위에 올라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2011 셴젠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종합 1위를 했던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종목 별로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반면, 기존 메달리스트들의 성적이 기대보다 부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부문에서는 이미 아시아 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한 중국의 리링(Li Ling)이 이번 대회에서도 4.45m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최연소 사격 천재 양하오란도 이번에도 금메달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 3년간 사격 주니어 세계 기록을 3번 이상 갈아치운 ‘최연소 사격 천재’ 양하오란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에서도 남자 10m 공기소총 부문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첫 출전인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사격 부문에서 금메달 3관왕과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지난 셴젠 유니버시아드에서 태권도 여자 67kg급 금메달을 땄던 꿔 윤페이는 이번 광주 대회의 두 번째 출전에서도 금메달을 유지했고, 여자 50m 접영의 루잉(Lu Ying)은 금메달과 함께 25.72의 기록으로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어이없는 예선 탈락도 이어졌다. 여자 10m 공기소총 부문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로서 세계기록과 결승 세계신기록(FWR)을 보유한 중국의 저격수 이쓰링은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는 동일 종목 7위를 기록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1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싱크로 10m 플랫폼 다이빙의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훠 량 역시 예선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오히려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가 세계대회 첫 출전인 다이빙 여자 플랫폼의 신예 왕잉이 단번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탁구의 수비형 신예 리우 이 역시 남자 단체전의 금메달과 남자 단식,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얼굴 도장을 찍었다.

◆ 4. 끝까지 승부를 예상할 수 없었던 단체전! /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통해 20년 만에 부활한 야구 결승전은 악천후로 인한 대만과 일본의 공동 금메달 수상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악천후가 아니었더라면, 대만이 과연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그만큼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의 파워는 막강했다.

지난해 이미 대표팀이 꾸려져 대회 전에 3차 합숙훈련까지 마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팀에게 1점도 내어주지 않고 완승을 거두며 승승가도를 달렸다. 지난 6일 한국와의 첫 예선전에서는 8:0, 이후 중국과는 9:0, 프랑스는 10:0, 미국 8:0까지 줄줄이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편, 한국은 일본에게 첫 예선전의 승리를 내어준 뒤에야 몸풀기가 끝났다. 이후 중국,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었으나 대만과의 준결승에서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이번 광주U대회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핸드볼 종목에서는 대대로 여자 핸드볼의 강국인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 국가 출신의 세르비아가 남녀 핸드볼 모두 메달권에 진입했다.

남자 핸드볼 결승에서 세르비아는 25:21의 4점 차로 포르투칼에게 금메달을 내어주고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남자 핸드볼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여자핸드볼에서 강세를 보였던 한국은 러시아와의 결승에서 36:38로 금메달을 내어주고 2위를 차지했고, 세르비아가 3위를 차지했다. 일본팀은 남녀 핸드볼 모두 11위를 기록했다

구기 종목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남자 농구에서는 미국이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명문 캔자스 대학팀이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캔자스 팀은 준결승 매치에서 지난 해 카잔 대회의 금메달을 딴 러시아를 78:68로 꺾고 승리했다. 이후 러시아는 브라질을 꺾고 동메달을, 미국 캔자스 농구팀은 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농구에서도 미국은 강호 캐나다를 82:63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축구에서는 프랑스가 러시아를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축구에서는 한국이 24년 만에 결승에 올랐으나 이탈리아에게 3:0으로 패하면서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한 러시아는 대대로 강세를 보였던 종목인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여자 단체전, 다이빙, 배구, 사격, 육상, 수영 등에서 34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유도 종목에서는 일본 대표팀의 단체전 선전이 돋보였다. 2013 카잔 대회에서 유도 남자 단체 금메달을 땄던 일본은 이번에도 유도 남자 단체전의 금메달 획득은 물론 여자 단체전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 5. 한국, 사상 첫 종합 1위! /  한국 대표팀은 메달 획득이 예상되는 종목(태권도, 유도, 사격, 배드민턴, 양궁, 펜싱, 체조)에서 실제 더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골프, 탁구, 테니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무엇보다 효자 종목이 빛을 발했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양궁, 유도가 각각 8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종합우승 1위에 큰 힘을 실어줬다. 특히 유도의 조구함은 대회 금메달이 나오기 시작한 4일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며 다른 종목의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줬다. 조구함은 지난 2013년 카잔U대회(7.6~7.17)에서도 금메달이 나오기 시작한 7월 7일에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선택 종목으로 채택된 양궁에서는 10개의 메달 중 8개를 획득하는 등 한국 대표팀의 활약이 돋보였다

기보배는 여자양궁 개인 리커브에서 686점을 기록,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고, 여자양궁 단체 리커브에서도 기보배⋅강채영⋅최미선이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사격에서도 좋은 성과가 이어졌다. 지난 카잔대회에서는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지만, 광주U대회에서는 무려 6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태권도에서는 예상 획득 갯수인 5개보다 많은 금메달을 차지하긴 했지만, 23개의 메달 중 8개에 그쳐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은 태권도가 종목에 포함된 셴젠U대회에서 10개를 획득한 바 있다.

 배드민턴은 6개 전 종목을 석권했다. 한국 선수단은 카잔U대회에서도 총 6개의 금메달 중 5개(남자 복식, 여자 단식, 여자 복식, 혼성복식, 단체)를 따내며 배드민턴 강국의 자존심을 널리 알렸으며,  한국 선수단은 테니스와 리듬체조에서도 각각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테니스 기대주 정현은 남자 단식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한나래-이소라조가 거둔 여자 복식 금메달은 유니버시아드사상 지난 1991년 영국 세필드 대회 이일순-이정명 이후 24년만에 획득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손연재는 개인종합결선에서 금메달을, 후프, 볼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곤봉, 리본 부문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정은은 유니버시아드 사상 첫 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탁구에서는 김민석⋅전지희가 혼성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런가하면, 광주U대회에서는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에 대한 희망의 빛줄기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김국영은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한국신기록을 거뒀고, 수영에서는 김나미가 여자 다이빙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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