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대주교, 가톨릭에서 노동은.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협력하는 가장 고귀하고 기본적인 활동

김희중 대주교는 집을 짓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인 의식주의 하나로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인데 언제 부터인가 자본의 논리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팔고 사는 수단이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 분향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 분향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15일 오후 3시부터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은 광주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로 희생되신 여섯 분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 미사 강론 말씀을 통해 위같이 위로를 드리면서 지난 1월 11일 이곳 아파트 공사 현장이 붕괴한 이후 6명의 매몰자가 있었고, 무려 29일이 지난, 지난 2월 8일에 마지막 매몰자 수습으로 구조 작업이 종료되었다.‘고 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먼저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하여 생명을 잃으신 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또한 고인들의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김 대주교는 한 달여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물론이고(말할 것도 없고) 광주시장님을 비롯하여 경찰청장님, 서구청장님, 119 구조대원들, 가까이 사시는 지역민 등 수없이 많은 사람이 추위와 고단함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해 매몰자들 수습에 임하셨고, 함께 구조 작업에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더 많은 분들이 애타는 마음과 기도로 함께하였을 것이“면서” 수고하시고 애쓰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노력과 기도의 마음들이 후에 유가족들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고인과 가족들, 피해자들을 위해서 기도 중에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 강론을 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 강론을 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이어 김 대주교는 ”가톨릭에서 노동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협력하는 가장 고귀하고 기본적인 활동이며. 그 중에서 집을 짓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인 의식주의 하나로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집을 짓는 일”이 언제부터인가 온 가족이 안락하게 생활하게 하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짓는 일이 아닌 자본의 논리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팔고 사는 수단이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최근에 학동과 이곳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건설 현장의 여러 곳에서 일어난 사고를 접하게 되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물질 중심의 삶이 사람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역력히 보여 주었다.“고 했다. 

▲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광주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희생자 추모미사 (김희중 대주교 강론 전문)

먼저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하여 생명을 잃으신 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또한 고인들의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월 11일 이곳 아파트 공사 현장이 붕괴한 이후 6명의 매몰자가 있었고, 무려 29일이 지난, 지난 2월 8일에 마지막 매몰자 수습으로 구조 작업이 종료되었습니다. 한 달여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물론이고(말할 것도 없고) 광주시장님을 비롯하여 경찰청장님, 서구청장님, 119 구조대원들, 가까이 사시는 지역민 등 수없이 많은 사람이 추위와 고단함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해 매몰자들 수습에 임하셨고, 함께 구조 작업에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더 많은 분들이 애타는 마음과 기도로 함께하였을 것입니다. 수고하시고 애쓰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노력과 기도의 마음들이 후에 유가족들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고인과 가족들, 피해자들을 위해서 기도 중에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 추모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가톨릭에서 노동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협력하는 가장 고귀하고 기본적인 활동입니다. 그 중에서 집을 짓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인 의식주의 하나로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집을 짓는 일”이 언제부터인가 온 가족이 안락하게 생활하게 하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짓는 일이 아닌 자본의 논리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팔고 사는 수단이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최근에 학동과 이곳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건설 현장의 여러 곳에서 일어난 사고를 접하게 되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물질 중심의 삶이 사람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역력히 보여줍니다.

(오늘 제1독서인) 야고보서에서는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는다”(야고 1.15)라고 하면서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간”(야고 1,14) 인간의 최후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들려주고 있습니다. 늦어진 공정을 단축하려고 공사를 서두르고, 비용을 아끼려다 발생한 무분별한 불량 시공은 결국, 엄청난 높이의 건물이 무너지고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그릇된 욕망의 끝은 ‘죽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그 ‘욕망’의 희생양으로 주검으로 돌아온 분들 앞에서 직접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 안타까운 참사가 비판과 비난만이 아닌 실효성 있는 개선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신부님으로 부터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
신부님으로 부터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

1.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집은 매매의 수단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닌 가족 공동체가 편안하게 생활하는 곳입니다.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가족이 모여 편안함과 안락함을 누리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입니다. “집을 짓는 일”이 생명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순수한 노동이 아닌 수익을 극대화하는 거래의 대상이 되는 순간 인간의 욕심이 들어가게 되고, 이 욕심 앞에 사람은 나약함을 드러내게 됩니다. 새로 짓는 집은,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참혹한 희생으로 만들어진 집이 아닌 명품 집을 짓는다는 장인 정신의 신념으로 만들어진 집이 되어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해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이 영글어지는 집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2. 이 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 모든 분들, 특히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자신들이 살아갈 집이라 생각하고 하나하나 마음 써가며 만드셨을 겁니다. 한번 둘러보았던 곳을 또다시 둘러보고, 다시 둘러보고 잘못된 곳을 이야기하려 했을 것입니다. 이분들의 목소리가 무너져내린 건물과 함께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 좋은 집을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튼튼합니다”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제대로 울려 퍼져 좋은 집에서 행복한 가족이 웃을 수 있는 날이 되기를 고대하고 싶습니다. 완공 날짜를 맞추는 공사가 아닌 안전하게 완전히 끝나는 날이 완공 날짜가 되고, 모두가 행복한 집이 되었으면 합니다.

▲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3. 한 번의 실수가 아닌 습관된 잘못의 연속의 결과물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건축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이라고 광고했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이 무너진 현장 앞에서 이제껏 우리가 한 말은 모두 거짓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돼”, “이제껏 그래왔어”라고 말하는 우리의 습관을 바꾸어 갔으면 합니다. 그래도 되는 것 없습니다. 다시 한번 바라봐야 합니다. 이제껏 그래 왔기에 다시 한번 되집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무너지지 않습니다. 건축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마르8,15)고 말씀하시면서 귀가 있어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에게 일침을 가하고 계십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진리와 사랑의 삶을 전해야 할 우리가 자칫 현세적인 관심과 욕심 때문에 세상에서 선한 영향력을 주어야 하는 우리의 역할을 잊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보게 합니다.

일상화된 내 삶에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고, 무엇이 새로워져야 하는지, 무엇을 허물고 무엇을 쌓아가야 하는지 매일 반추하면서 삶을 그려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모습은 다른 이가 아닌 나의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부실하지 않고 생명이 살아나는 우리 모두의 집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물질 중심으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올바르고 떳떳한 목소리가 묻혀 버린 세상이 아닌 좋고 바른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우리는 생명 중심의 삶을 살아가야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코로나 19로 인해 혼자서만 방역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고 함께 연대하는 공동성 회복, 대동 정신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생명이며,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유산입니다.

▲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신부님들
▲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신부님들

이번 불의의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된 유가족들의 슬픔과 위로가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고 수습의 과정에서 이분들의 슬픔과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사고 관계 회사가 최선을 다하는 성의를 조속히 실행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사고로 인해 주변의 상가와 주민들의 고통도 막심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입주 예정자분들의 고통과 혼란도 대단히 크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사고 관련 회사에서도 이번 사고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는 모든 분에게 최선을 다하여 대책을 강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주님,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는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위안과 힘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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