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주 규모… 민원 해결, 관광 아이템 확대 기대

전라남도  장성군이 오랫동안 주민 생활 불편을 초래해 온 장성읍 성산 은행나무를 황룡강에 옮겨 심는다.

▲ 장성군 “성산 은행나무도 황룡강으로 이사 가요”
▲ 장성군 “성산 은행나무도 황룡강으로 이사 가요”

장소는 지난해 동화면 은행나무를 이식해 조성한 은행나무 수국길이며, 민원 해결과 관광자원 확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성산 은행나무는 1970년대에 성산번영회가 열매 채취를 목적으로 식재했다.

이후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에게 농가 소득을 안겨줬으며 가을이면 샛노란 잎이 드리워진 아름다운 풍경도 선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열매를 찾는 수요가 감소한데다, 뿌리가 자라나며 보도블록과 담벼락을 훼손하는 등 꾸준히 피해를 입히기 시작했다.

급기야 성산 주민들은 은행나무를 베어줄 것을 군에 요청했다.

장성군은 지난 2018년부터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군민참여단 회의 등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다수의 의견은 성산 은행나무 100여 주를 모두 벌목하는 쪽으로 집중됐다.

그러나 군은 바로 벌목작업을 시행하지 않고 한 번 더 심사숙고 기간을 가졌다.

50년 이상 자란 은행나무의 가치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함이었다.

이때, 동화면 은행나무가 좋은 본보기가 됐다.

동화면 역시 가로수로 식재했던 은행나무가 자라나며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해 민원이 이어졌다.

군은 나무들을 황룡강 상류 황미르랜드 인근에 옮겨 심었다.

성공적으로 식재작업을 마친 동화면 은행나무는 이국적인 풍경의 ‘은행나무 수국길’로 새롭게 태어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군은 동화면 사례를 참고해 성산 은행나무도 황룡강에 이식할 방침이다.

은행나무 수국길을 연장해 황룡강 방문객들에게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은행나무가 있던 성산 지역에는 상수도 이설과 보도블록 설치 등의 작업도 수반된다.

작업 추진 시에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지역민의 의견을 빠짐없이 경청한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반세기 이상 자라온 나무가 지닌 유형·무형적 가치를 그저 베어버리기만 할 수는 없었다”며 “그간 불편을 참고 견뎌 주신 성산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 향상과 이식된 은행나무의 관광자원적 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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