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선비 풍류 ‘성산계류탁열도·소쇄원 48영’ 재현행사

‘용소 맑은 물에 탁족을 하고, 옥추에서 거문고를 타고, 도는 물에 술잔 띄우고, 평상바위에서 장기를 둔다.’   무등산 자락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여름나기 하는 선비들의 풍류를 만나는 시간여행이 마련된다.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18일, 28일, 8월 4일 세 차례에 걸쳐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환벽당, 소쇄원 일대에서 문화관광상설프로그램 ‘무등산의 사계’ 중 여름 프로그램인 ‘성산계류탁열도·소쇄원 48영 재현행사’를 갖는다.

이번 행사는 놀이패 ‘신명’, 조선대학교 임준성 교수, 허달용 화백, 거문고 명인 정준수, 시조창 명인 정인봉 등이 전통 선비복장을 하고 조선 중기 학자 김성원의 ‘서하당유고’에 그려진 ‘성산계류탁열도’ 와 하서 김인후의 ‘소쇄원 48영’ 중 16영을 재현한다.

‘성산계류탁열도’는 16세기 혼돈의 정치상황 속에서 이재를 좇는 대신 학문과 자기수양에 힘썼던 조선조 선비들이 환벽당과 식영정 사이의 성산계류에 모여 더위를 씻으며 시회를 즐기는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김성원, 김복억, 김부륜, 오운 등 성산 일대에서 교류했던 당대 쟁쟁한 성리학자와 문장가들이 등장한다.

성산계류탁열도 재현은 김성원 역할을 맡은 임준성 교수의 안내로 환벽당 정자 아래서 선비들이 행했던 문화와 학문, 소통 전반을 그대로 되살려낸다. 여름날 송강 정철이 멱을 감았다는 용소에서 선비들이 둘러 앉아 복달임 음식을 먹고 시회를 하며 맑은 물에 탁족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선비들의 복놀이 모습은 허달용 화백이 화폭에 담고, 정인봉 명인이 시조창으로 화답을 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배우뿐 아니라, 관객들도 시조창을 함께 하며 복달임 음식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이어 소쇄원 일대에서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누정문학인 ‘소쇄원 48영’재현행사가 펼쳐진다. ‘소쇄원 48영’은 도학정치의 좌절로 낙향한 양산보가 소쇄원을 지은 뒤 그의 벗이자 사돈인 하서 김인후가 소쇄원의 빼어난 풍광을 골라 읊은 48수의 오언절구. 이번 재현행사에서는 48개 풍경 중 자연 속에서 장기 두기, 돌계단 산보, 조담에서 미역감기 등 16개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광주문화재단 박선정 사무처장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진행했던 성산계류탁열도 재현행사를 정례화하면서 소쇄원 48영 중 일부를 포함시켜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었다”며 “무등산 일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유산을 현대로 끌어온 명품 문화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산계류탁열도 재현행사는 지난해 10월 광주문화재단이 전통문화를 오늘에 전하는 시대극으로 기획, 관광상품화의 가능성을 확인시키며 큰 화제를 모았고, 올해 ‘무등산의 사계’ 프로그램 운영의 계기가 됐다. 재현행사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광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jcf.or.kr)를 통해 이메일 신청을 하면 된다.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전통 선비 복식을 제공해 선비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신청자 모두에게 참관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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