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 지난 7일 어김없이 돌아왔다. 연녹색으로 갓 돋아난 잎들이 무더운 여름을 지나면서 왕성한 작용으로 푸르다 못해 검은 빛을 발하였는데 북에서부터 불어오는 찬바람에 곱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잎이 어느덧 남녘 끝자락에 머물고 있다.

이곳 남녘의 대표단풍지로 알려지고 있는 전북 정읍 내장사와 고창 선운사, 그리고 남도의 장성백양사 애기 단풍도 이제 서서히 겨울을 준비하면서 하나둘씩 떨어지는 단풍잎은 찾는 이들에게 우수를 안겨주기도 한다.

지난 9일 찾은 전남 무안군 소재 애기단풍은 우리나라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단풍잎으로 물들기 시작한 시기가 다소 늦어 그 자리가 더욱 소중하게 간직된 곳이다.

몇 십 년 이상씩 된 수령의 단풍나무들의 잎이 단(丹楓)으로 물들러 가는 시기가 달라 입구에서 안쪽까지는 15일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앞으로 10여일 이상 언제가도 그 자리에 곱게 물든 애기단풍잎과 황토바닥에 떨어진 잎들, 금년 단풍의 풍광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장소임에는 틀림없으며, 가랑비가 내리는 날이면 떨어지는 잎들이 드러눕기가 안타까워 서있는 자태가 더욱 아름답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곳이다.

[사진으로 함깨 만나본 무안 애기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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