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준비위, ‘124위 순교자 시복기념 및 교황방한 특별전시회’ 개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준비위원회 문화행사분과(분과위원장 박규흠 신부)는 8월 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평화화랑에서 ‘일어나 비추어라’를 주제로 ‘124위 순교자 시복기념 및 교황방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서울가톨릭미술가협회가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한국교회 초기 순교자 124위의 시복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교황 방한을 계기로 전 세계에 우리만의 토착화된 성(聖)미술을 소개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다. 전시회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교회미술 발전과 토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원들과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추천 미술가 72명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가들은 신자를 비롯해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복의 의미를 형상화 했다.

서울 방한준비위 문화행사분과위원장 박규흠 신부는 “함께 협력해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준비한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4일 방한을 앞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일 바티칸 현지에서 한국 국민들에게 첫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영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까지 여러분이 보여준 환대에 감사드린다"며 "이 사도적 여정이 한국의 교회와 사회를 위하여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란다. 사랑과 희망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방한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순교자들에 대해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빛이, 윤지충 바오로와 124위 동료, 모든 신앙의 순교자들의 증거를 거울삼아 빛나고 있다"며 "다가오는 8월 16일 서울에서 이분들을 복자로 선포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준비위원회에 의하면 교황의 시복식 제의는 홍색에 교황 방한 기념 로고와 성작(미사에서 포도주를 성혈로 축성할 때 사용하는 잔), 칼을 조화롭게 형상화했다.

성작은 성작 그 자체를 상징하면서 한편으로 찬미의 손짓을 표현한 것이다. 칼은 순교자들의 수난을 뜻한다. 전체적으로 수난 뒤에 따라오는 찬미와 영광을, 궁극적으로는 십자가의 영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평화의 화해를 위한 미사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가지로 원형을 이미지화 했다. 손으로 수놓은 비둘기는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제의 디자인과 제작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에서 맡았다. 5월부터 디자인을 기획한 수녀회는 6월 초 교황청으로부터 디자인을 확정 받고 곧바로 제작에 돌입했다.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님 뜻에 따라 제의 소재도 값싸고 얇은 것으로 선택했다. 대부분 수녀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제의를 디자인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황에스텔 수녀는 “아주 얇은 천으로 제의를 제작하다보니 기계로는 절대 수를 놓을 수 없었다. 손바느질도 두 세 번씩 연습을 거치고, 수놓은 실을 뜯고 다시하길 반복했다. 수녀님들이 기도하며 정성껏 손바느질한 제의가 교황님을 통해 세상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봉헌한다”고 전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특별히 수녀회 외에 또 다른 이의 손길이 보태졌다. 교황은 봉제생산협동조합 ‘솔샘일터’(서울 강북구 미아5동 소재)의 장백의를 이날 미사에서 입을 예정이다. 장백의는 사제나 부제가 미사 때 제의 안에 입는 옷으로 발끝까지 내려오는 희고 긴 옷이다. 사제가 미사 때 갖추어야할 육신과 영혼의 결백을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 정부는 교황에게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 이에 따라 교황 프란치스코는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주요 공직자들을 만나 연설할 계획이다. 이어 교황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식적으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교황 방한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아시아 청년들이 모이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교황이 대륙별로 진행되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15일 오후 아시아 청년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친교를 나눈다. 이 자리에는 교구장 주교를 포함해 20명의 아시아 젊은이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현재 대전교구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차원에서 대상자를 선정 중이다.

이어 교황은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인 솔뫼성지에서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한 아시아의 청년들을 만나 아시아 젊은이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겪는 고민을 듣고 교회를 위해 청년들이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 함께 나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청년들을 위한 연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황은 이날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신자들과 함께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특히 이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초대된다. 교황은 이 미사 중 강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대표들은 지난 5월 30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통해 교황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며, 한국 천주교회 건의에 따라 교황청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이들을 초대하기로 결정했다.

8월 16일에는 교황이 한국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미사를 집전한다. 시복식을 지역교회를 찾아 교황이 주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초기 한국교회의 중추적인 인물들이 시복되는 이날 미사는 수도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앞에서 진행된다.

광화문은 인근에 천주교 신앙 선조들이 옥고를 치렀던 형조터, 우포도청터, 의금부터 등이 위치해 순교로 희생된 천주교 신자들의 피와 땀, 눈물이 배어있는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시복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 20여만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교황청·정부·한국 천주교회는 교황 경호 및 시복식 참석자들의 안전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나가고 있다.

교황은 이날 시복식에 앞서 한국의 최대 순교 성지인 서소문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한다. 한국 천주교회는 평신도의 자발적 신앙으로 성장하여 평신도가 처형된 대표적 장소인 서소문순교성지를 통해 순교 영성을 되새기고 있다. 서소문순교성지에서는 한국 103위 성인 중 44위, 이번에 시복되는 124위 중 27위(조숙·권천례 동정부부 포함)가 순교했다. 교황은 순교 성인들의 삶을 묵상하고 헌화한다.

교황은 시복식 이후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장애인들을 만난다. 교황은 사목 방문마다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을 만나 위로해왔다.

교황은 이어 한국 수도자 4000여명을 만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 형제적 유대를 확인한다. 또한 한국 교회의 밑거름이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평신도들을 만나 이들을 격려한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단체협의회는 천주교 평신도들로 구성된 전국적인 협의체다.

17일에는 충남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해 아시아주교들을 만나고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아시아 청년대회에는 총 23개 국가 약 2,000명의 청년들과 약 4,000명의 한국 청년 신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교황은 8월 18일 오전 7대 종단 지도자들과 만난다.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한에 앞서 지난 5월 29일 7대 종단 지도자과 오찬을 가지며 교황과의 만남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청했다. 이어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지난 9일 교황 방한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며 한국의 다종교 지도자들의 화합이 이뤄지고 있다.

18일 오전 9시 45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한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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