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은선생집, 조선시대 왕명으로 간행된 첫 번째 문집

광주광역시는 도은선생집과 운암서원 소장 해광집목판을 시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 도은선생집·해광집목판
▲ 도은선생집·해광집목판

광주시 문화재위원회는 관계학자·전문가 조사, 30일 이상 문화재 지정예고 등의 결과를 검토해 도은선생집을 제30호, 광주 운암서원 해광집목판을 제31호 시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도은선생집은 고려 말기 학자 도은 이숭인의 문학과 사상을 담고 있는 문집으로 시집 3권, 문집 2권이 목판본 1책으로 구성돼 있다.

1406년에 왕명에 따라 변계량이 편차하고 권근이 서문을 붙여 간행했으며, 조선시대 왕명에 의해 간행된 첫 번째 문집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어 시지정 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광주시는 시지정 유형문화재 제30호인 도은선생집의 유사 판본이 보물 제1465호, 보물 제2027호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로의 지정신청을 추진할 예정이다.

광주 운암서원 해광집목판은 해광 송제민의 문집 간행을 위한 목판으로 1783년 초간본과 1933년 중간본을 합해 전체 54매 완질로 구성돼 있다.

해광 송제민은 이지함의 수하에서 학문에 힘쓰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양산룡·양산숙 등과 의병을 일으켜 김천일의 막하에서 전라도 의병종사관으로 활약하다가 이듬해 다시 김덕령의 의군에 가담했다.

김덕령이 옥사하자 종일토록 통곡하고 와신기사를 저술했다. 또 척왜만언소를 올려 왜적을 물리칠 여러 방안을 피력했다. 이후 후학 양성과 농사를 지으며 은거했다.

송제민을 배향하는 운암서원은 1708년 지역 유림들의 청원으로 북구 운암동에서 운암사로 시작됐으나 이후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다가 현재 북구 화암동에 새롭게 자리잡았다.

송제민의 아들인 화암 송타는 고경명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잡혀 일본으로 압송되던 중 조선 포로들을 규합해 왜군을 무찌르고 순절했다.

이와 같이 송제민과 해광집은 조선시대 인물상과 의병활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고 조선후기부터 근대기까지의 인쇄술과 출판문화를 담고 있어 시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광주시는 이번에 새롭게 지정된 유형문화재 2건을 포함해 시지정 유형문화재 31건, 무형문화재 20건, 기념물 24건, 민속문화재 9건, 문화재자료 30건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재 25건, 국가등록문화재 17건 등 총 156건의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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