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담당관실 담당자 E-mail·병원진료기록 등 사전 인지

광주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박인화)는 20일 광주시교육청이 '교사-교장·교감·여교사 폭행사건' 은폐하려 했던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교육위원회는 이날 사건이 발생한 A학교를 방문해 시교육청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건경위를 파악하고 관련 교원들의 참고인 진술을 들었다.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월 15일 A학교 교사의 자퇴 강요와 교사-교장·교감·여교사 폭행사건 제보를 받고 바로 다음날 조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실은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커피숍 CCTV 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사건을 덮어버렸다.

하지만 폭행사건에 대해 조사가 있었던 1월 16일 A학교 교장이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실 담당주무관에게 ‘학교 경영 잘할테니 조용히 해결해주라’는 내용의 E-mail을 발송했고 폭행을 당한 여교사의 병원진료기록 등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정황이 충분했던 것으로 미루어 이미 사건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교사가 학교장을 폭행한 초유의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자들의 진술 부인을 핑계로 사건을 덮었다가 2달이 지난 뒤 언론이 사건의 세밀한 속사정까지 파악해 보도하자 뒤늦게 공식적인 조사에 나선 것은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교육위원회는 ▲ 부적응 문제학생 교육적 조치를 학교가 책임지도록 하는 노력 ▲ 학교장의 정당한 교육 경영권이 확보될 수 있는 대책 강구 ▲ 사건 경위의 철저한 조사 및 당사자 엄중 처벌, 관리·감독·감사 소홀 책임자 문책 ▲ 교육감 선거 의식한 사실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 ▲ 특수과목 교사 인사 시스템 개선 ▲ 공모 감사담당관 채용 의도에 맞게 제식구 감싸기가 아닌 철저한 자체감사 대책을 시교육청에 요구하고 오는 4월 회기에 결과보고 해줄 것을 통보했다.

박인화 교육위원장은 "장휘국 교육감은 감사기관의 독립성 확보를 내세우며 특혜시비까지 무릅쓰고 김용철 감사관을 임용했지만 감사의 칼날은 교육감의 친불친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며 "그동안 일선학교를 이 잡듯 들볶으면서 서슬퍼런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던 감사실이 사건을 인지하고도 2달 동안이나 덮어 두었던 것은 교육감 선거를 의식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위원회는 이 날 광주시교육청이 교직원들의 카드게임을 한 사실이 아직 조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발표한 것은 폭행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물 타기용 언론플레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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