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부터 유학생까지 옴천초등학교 힐링 산촌 학교로 도약

배움의 시기를 놓친 70대 할머니들이 만학의 꿈을 펼치기 위해 최근 강진군 옴천초등학교에 입학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강진군에 따르면 그 주인공들은 옴천면에 거주하고 있는 오정순(73세), 김옥향(70세), 김종례(70세)할머니와 가정주부 엄영숙(53세) 씨로 늦게 찾아온 배움의 기회를 맞아 더욱 수업에 열심이다.

만학의 꿈을 안고 학교를 찾은 70대 할머니 세분과 더 늦기 전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싶다는 50대 엄영숙 씨까지, 이들 모두 어릴적 넉넉지 못한 형편에 배우지 못한 한을 품고 살아왔다. 나이가 들어서 살아가기 바빠 학교 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몇 해 전 TV에서 칠순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장면을 본 것이 자극제가 됐다.

무엇보다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지난해 공모제를 통해 새로 부임한 임금순 교장선생의 인성․감성 교육정책과 여러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강진군의 노력이 있었다.

임금순 교장선생은 수차례 마을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못 다한 꿈을 펼쳐보자며 설득했고, 그 결과 여느 시골학교와 같이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직면한 옴천초등학교가 특별한 입학생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늦깎이 학생 중 최고령인 오정순 할머니는 “늦은 나이에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옴천초등학교와 강진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며 “앞으로 나와 같은 학생이 용기를 내 많이 입학했으면 좋겠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6년 개근과 졸업을 목표로 열심히 배우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종례 할머니는 “먹고살기 급급해 학교공부는 생각도 못해 봤어. 그때는 가정형편이 다들 어렵고 특히 여자는 공부하기가 더 힘들었지”라며 옛 기억에 눈시울을 붉혔다.

늦깎이 학생들의 입학 소식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옴천면지역발전협의회(회장 임병조)는 옴천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해 1인당 10만원이 담긴 입학 기념 통장을 전달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강진군지역발전협의회(회장 김재정)외 5개 사회단체에서 칠순이 넘는 고령의 나이에 입학한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체격에 맞는 책걸상과 책가방 등 학용품 세트를 전달하며 만학의 꿈을 격려했다.

강진군지역발전협의회 김재정 회장은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신 것에 박수를 보내고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며 “어린학생들과 함께 정규 초등학교 과정을 잘 마칠 수 있도록 강진군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돕겠다” 고 밝혔다.

한편, 옴천초등학교 학생 중에는 대도시에서부터 친환경 청정지역으로 힐링 산촌유학을 온 경우도 있다. 올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6학년 이승호 학생이 전학와 늦깎이 학생인 엄영숙씨의 집에서 홈스테이 중이며, 경남 진해시에서도 5학년 김동현 학생이 3월중 전학을 올 예정이다.

이에 힘입어 옴천초등학교는 ‘힐링 산촌 유학생’을 연중 모집한다. 청정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라이프 체험과 공동체 생활을 통해 나눔과 배려정신을 함양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 감성교육을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일대일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옴천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엄지마을 기숙학원』은 다수의 유학생 유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윤재평 교육단체팀장은 “우리 군의 청정지역인 옴천면이 활력을 찾기 위해서 옴천초등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성․감성․문화체험 교육을 중심으로 옴천초등학교의 적극적인 도시 신입생 유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농촌 유학생 지원 및 친환경 교실 증축, 잔디운동장 조성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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